천사들과 함께 한 여름휴가

장애아와 함께하는 즐거운 여름캠프 소개합니다

등록 2006.07.30 21:03수정 2006.07.3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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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주말학교 장애아부 아이들을 데리고 2박 3일 '여름캠프'를 떠나는 날 아침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억수로 쏟아지는 장대비를 바라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선생님 손에 맡기시는 부모님들 역시 속절없이 쏟아지는 장대비와 아이들을 번갈아 바라보며 걱정으로 발이 떨어지지 않으시는지 쉽게 발을 돌리지 못하십니다.


선생님은 힘들어도 택수씨는 즐겁다네요.^^
선생님은 힘들어도 택수씨는 즐겁다네요.^^김혜원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갑니다. 장애인들이 여행을 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이 함께 간다고 마찬가지입니다. 주변의 불편한 시선과 휠체어 하나 다닐 수 없는 불편한 도로 및 숙소들 때문에 쉽게 여행을 나설 결심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 평생 여행을 하지 못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가자니 곳곳에 불편함과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아이들을 두고 가자니 돌볼 사람이 없어서 변변한 여행 한번 해보지 못합니다. 이런 것이 장애인가족들의 또 다른 어려움이랍니다.

천사들과 함께 한 여름캠프.
천사들과 함께 한 여름캠프.김혜원
그래서 우리 주말학교에서는 일년에 한 두 번 장애아 부모님께 자유를 드리는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장애아들은 선생님과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부모님들은 모처럼 아이에 대한 부담을 덜고 여행이든 휴식이든 잠시 아이가 없는 시간을 선물해 드리자는 것입니다.

선생님. 먹여주지 않아도 잘 먹을수 있어요
선생님. 먹여주지 않아도 잘 먹을수 있어요김혜원
비는 왔지만, 우리는 즐거운 캠프를 보냈습니다. 집에서는 엄마가 떠 먹여 주는 밥을 먹던 친구들도 캠프에 와서는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숟가락질을 합니다. 집에서는 별로 먹지 않던 감자이고, 금방 쪄서 뜨거운데도 너무나 맛있게 잘 먹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는 방법대로 자신이 입을 티셔츠에 그림도 그려봅니다. 아이들은 그리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그렸고, 완성을 시켜보니 세상에 단 하나뿐인 멋진 티셔츠가 되었습니다. 보세요. 선생님도, 나도 너무 멋지지요?


우리가 만든 케익 맛보실래요?
우리가 만든 케익 맛보실래요?김혜원
생일 때 먹던 케이크는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아하∼ 이렇게 만드는 거네요. 선생님들이 부엌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만든 생크림을 카스테라 위에 잘 바르면 된데요.

우린 좀 더 예쁘게 만들려고 초콜릿도 듬뿍 올려놓았지요. 엄마 이거 보세요. 우리가 만든 케이크이에요.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물놀이는 정말 즐거워요.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물놀이는 정말 즐거워요.김혜원
수영시간이 되니 내리던 비도 그쳐줍니다. 춥지 않냐구요? 조금 춥지만 그래도 좋답니다. 선생님들과 물싸움도 하고 친구들과 물놀이도 하니 정말 신나요. 보세요. 소예는 물이 너무 좋아서 물고기처럼 아예 나오지를 안네요.

소예는 선생님을 사랑해. 선생님도 소예를 사랑해
소예는 선생님을 사랑해. 선생님도 소예를 사랑해김혜원
향긋한 나무냄새가 나는 숲길을 선생님과 걸으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런 숲에는 누가 살까요?

엄마 아빠와 떨어져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지낸 즐거운 여름캠프. 엄마가 보고 싶진 않았느냐구요? 사실은요∼ 밤에는 엄마보고 싶어서 살짝 울기도 했답니다.

행복한 우리들의 여름캠프 벌써 내년이 기다려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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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아줌마가 앞치마를 입고 주방에서 바라 본 '오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요? 한 손엔 뒤집게를 한 손엔 마우스를. 도마위에 올려진 오늘의 '사는 이야기'를 아줌마 솜씨로 조리고 튀기고 볶아서 들려주는 아줌마 시민기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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