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4형제는 분식회계와 횡령으로 집유 선고를 받았지만, 항소심 판결 6일만에 경제5단체는 두산 사건 관련자 14명에 대한 사면을 건의했다. 사진은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던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러나 재계가 사면과 선처를 요구한 78명의 경제 인사들 가운데는 두산 박용오·박용성 형제의 분식회계와 회삿돈 횡령사건 관련자 14명이 포함돼 있을뿐 아니라 국민들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자금을 분식회계를 통해 사기 대출 받은 인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이 가운데 69.2%인 54명이 이미 집행유예, 보석을 통해 사법부의 배려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나 이중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두산그룹 오너 4형제와 임원 10명은 항소심 형이 확정된 지 단 6일만에 사면을 건의해 비판을 받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재계가 사면과 선처를 요구한 78명에 대한 범죄내역과 사건처리 결과를 법원 판결문과 언론사 보도를 토대로 조사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87%에 이르는 68명이 ▲분식회계와 ▲불법대출 ▲주가조작 ▲편법지원 횡령 등 전형적인 화이트 컬러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는 삼성, 현대·기아차, SK, 한화, 두산, 동부 등 주요 대기업의 CEO와 임원들이 모두 27명으로 34.6%나 됐다.
김상조(한성대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화이트 컬러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나쁜 범죄지만 전문가들의 범죄이기 때문에 적발률이 매우 낮다"면서 "전문가 범죄 근절을 위해서라도 적발된 사안에 대해 엄정 처벌하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문제점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용훈 대법원장은 지난 2월 두산 형제들에게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지자 "남의 집에서 1억원어치 물건을 절도한 사람에게 실형을 선고하면서 200억, 300억원씩 횡령한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선고를 하면 국민이 어떻게 수긍하겠느냐"고 사법부의 판결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 역시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건실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대규모 경제사범이 엄단돼야 한다"면서 "화이트 컬러 범죄자들이 집행유예로 끝나는 사법부의 관대함이 참으로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화이트 컬러 범죄 엄정 처리 방침은 열린우리당에 의해 6개월도 채 안돼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의 조건으로 "경제인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잡범들은 실형 살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