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자존감 짓밟는 차등성과급 반납"

전교조 11만7000명·1000억원 반납투쟁 시작

등록 2006.08.02 14:59수정 2006.08.0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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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자회견

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기자회견 ⓒ 박민지

보직 여부와 수업시간, 담임 여부, 포상 실적 등을 토대로 교사에게 A·B·C 등급을 부여하는 차등성과급제를 저지하기 위해 11만7000여명의 교사들이 성과급을 반납하는 투쟁을 벌일 것을 선포했다.

전국교직원 노동조합(전교조)은 2일 오전 교육인적자원부가 있는 서울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5일째 농성을 진행했지만, 교육부는 문제 해결을 위한 일체의 대화를 거부했다"며 "더 이상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농성을 접고 실질적인 성과급 반납투쟁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전교조에 따르면 2일 현재 성과급 반납 투쟁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교사들은 전국 11만7733명으로, 이들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과급을 모으면 약 1천억원에 이른다. 전교조 측에 따르면 학교별 대표자들이 교사들이 반납한 성과급을 모아 전교조 각 시ㆍ도 지부 계좌로 입금하고 있으며, 성과급을 교육부에 돌려주는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차등성과급제는 지급되는 성과급 중 20%를 등급에 따라 액수 차이를 둬 지급하게 된다. 평가 상위 30%의 교원은 A등급, 30%~70%까지는 B등급, 그 이하는 C등급으로 분류된다. 성과급을 가장 많이 받는 이와 가장 적게 받는 이의 차이는 18만원 정도. 이를 두고 전교조는 "학교 교육현장을 불필요한 갈등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에서 "교육활동을 계량화하거나 단기적인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이 없어 교사들은 A·B·C 등급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또 교사 30%를 최하위 등급으로 규정해 철저히 자존심을 짓밟는 상황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차등성과급제에 대한 학교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교조는 이어 “성과급 반납투쟁은 단기적 성과를 위해 교육활동을 평가에 종속시키고, 임금 몇 푼으로 동료교사 간의 관계가 뒤틀리는 것을 막기 위한 교육권 사수투쟁"이라며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고 교사의 자존감을 짓밟는 상황에 결연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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