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이를 찾아 액자를 들고 나오는 원판이김혜원
7월 25일. 화창한 햇살을 모처럼 맞으며 다섯 살 조카 주석이와 집 근처에 있는 성남아트센터 앙상블 시어터를 찾았다. 음악과 미술에 한참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주석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문화적인 시각을 다양하게 넓혀주는 음악회나 미술관 관람이 아주 좋은 현장학습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공연이나 전시회라도 모든 어린이들에 관람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행동특성 때문에 전시장이나 무대가 소란해질 것을 우려해 대부분의 공연은 7세 이하는 '입장 불가'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다 입장이 가능한 공연이나 전시회를 만난다 치더라도 아이 입장에서는 긴 시간동안 자유를 억압당한 채 시선을 무대에나 전시물에만 고정해야 하는 것 자체가 고문이기 때문에 부모 역시 어지간해서는 일반 공연이나 전시회에 아이를 동반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찾게 되는 것이 어린이전용 전시회나 무대. 하지만 대다수의 어린이를 위해 기획된 공연이 그렇듯 관객의 기대를 채워주기에 부족함이 많다. '어린이 난타'나 '가루야 가루야'처럼 독특한 주제와 탄탄한 기획력, 높은 완성도가 돋보이는 어린이전용 공연이나 전시를 만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어린이를 위한 양질의 무대와 전시가 드문 요즘 극단 <봄>의 가족뮤지컬 '아주 특별한 그림여행'은 모처럼 아이 손을 잡고 무대를 찾은 부모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낮 시간 공연이라 그런지 객석은 유아원 유치원생들로 만원이다. 저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무대를 지켜보는 어린이들 앞에 커다란 액자가 나타난다. 액자 속에는 우리 눈에 익은 그림 '종달새를 쫓는 원판'(원작자 미로)이 들어 있다.
기괴하거나 희한하게 보이기도 하는 미로의 '종달새를 쫓는 원판'은 유명한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이다. 하지만 어찌 보면 유치원 정도의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그려 놓은 그림과 흡사해서 아이들에게 자신들이 그린 그림의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도 한다.
"종달아! 어디 있니? 종달아!"
'종달새를 쫓는 원판'이라는 그림에서 모티브를 얻은 어린이 뮤지컬 '아주 특별한 그림 여행'은 미로의 그림 '종달이를 쫓는 원판' 속에 그려져 있던 종달새가 날아가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날아가 버린 종달새를 찾기 위해 액자 속에서 걸어나온 원판이는 꼬마 관객들과 함께 종달새를 찾아 여행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