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병 아저씨, 더우시죠?

꿈만같던 한 달 - 유럽여행<영국편1>

등록 2006.08.04 21:36수정 2006.08.0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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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6일까지 약 한달 간 유럽 10개국을 다녀왔다. 유럽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돌아올 때까지의 여정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의 일정>
런던아이→ 빅벤과 국회의사당 → 웨스트민스터사원 → 세인트제임스파크 → 버킹엄궁전 근위병교대식 → 트라팔가스퀘어 → 내셔널갤러리 → 레스터스퀘어 → 차이나타운 → 코벤트가든 → 뮤지컬 관람(라이언킹)

6월 29일 오전 8시.
6시에 일어나서 씻고 크로와상과 오렌지주스, 씨리얼로 아침을 먹은 사촌누나와 나는 설레는 맘으로 호텔을 나섰다. 가지고 간 책에 있는 추천일정대로 런던아이부터 둘러 볼 생각이었던 우리는 워털루역으로 향했다. 워털루역은 어차피 7월 1일, 유로스타를 타기위해 와야하는 곳이어서 미리 와보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영국의 Oneday Travelcard

영국을 비롯한 내가 가 본 유럽 10개국은 모두 여행객들을 위한 aypass와 Group티켓이 판매되고 있다. Daypass로 버스, 지하철, 트램을 비롯한 모든 교통수단(기차, 비행기제외)을 이용할 수 있으며 몇 번이든 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의 경우, peak냐 off-peak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위에 있는 티켓은 peak 티켓으로 이른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이용가능하며, off-peak의 경우는 출근시간(peak time)이 지난 오전 9시 30분부터 이용이 가능한 티켓이다. 가격은 4.9파운드. peak티켓은 위에 나와있듯, 6.2파운드이기 때문에 우리나라돈으로 2000원 정도의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이 아침일찍부터 이동을 할 생각인지 아니면, 조금 늦게 나가도 되는지에 따라 돈을 절약할 수 있으니 신중히 생각해서 결정하자! (자세한 유럽의 교통수단은 나중에 따로 다루겠다.)

▷런던아이, 빅벤과 국회의사당, 웨스트민스터사원
워털루역에 내려 조금 걸어가니 런던아이가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런던아이를 타기 위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주위 많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탈만 하지 않다는 조언을 해주었기 때문에 그냥 보고 지나치는 것에 만족했다. 그다지 특별한 느낌은 없었지만, 처음으로 유럽대륙에서 보는 명소여서 그랬는지 마냥 신났다.

런던아이

런던아이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니, 멀리 빅벤이 보였다. 일단 빅벤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은 '우와~멋지다!' 생각보다 작은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 빅벤을 보러 갔다. 역시 안에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외관만 훑었다. 영국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일일이 유심히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빅벤을 보고 표지판을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나온다. 웨스트민스터도 겉만 보고 사진 찍고 이동! 얼른 세인트제임스 파크를 찾아 버킹엄 궁전의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싶은 맘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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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_유럽여행 011.jpg ⓒ 김명진


▶세인트제임스파크,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인트제임스파크가 있었다. 유럽여행이 끝나고 느낀 것이지만, 유럽의 도시들은 생각보다 작다. 유명한 곳이 걸어서 갈 수 있을만한 거리에 모여있는 경우가 많은 것은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이 아주 오래된 도시들이어서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템즈강도 그렇고 파리의 세느강도 그렇고 한강보다 다 작고, 여러모로 생각을 해봐도 서울은 꽤나 큰 도시라는 생각도 든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세인트제임스파크! 유럽은 공원이 잘 되어있다는데, 역시나. 뭣보다 잔디밭에 한가롭게 앉아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이나 벤취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여유가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며 우리도 벤취에 앉아 조금 쉬었다. 가까운 거리라고는해도, 유럽의 태양은 우리나라의 그것보다 더 뜨겁게 내리쬐서 조금은 지친 상태. 게다가 아직 시차적응도 완벽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 쉬기로 했다. 어차피 근위병 교대식까지는 시간도 좀 있고.

세인트제임스파크에 가는 길에 우연히 본 현대차. 반가운 맘에 한 컷!


휴식을 취하다 드디어 보게 된 근위병 교대식!
생각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 영국의 관광객들이 거의 모두 모인다고보면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다지 볼 건 없었다. 11시 15분부터 12시까지 봤는데, 기억에 남는 건 말을 탄 경찰관이 멋있었다는 정도. 군악대의 음악도 힘찬 행진곡이나 웅장한 곡이라기보다는 잔잔한 곡이 연주되는 것도 조금 의아했고, 그 더운 날에 진짜 곰털로 된 모자를 쓰고 더워서 잔뜩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근위병들이 안쓰럽기도. 절도나 군기도 별로 없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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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018.jpg ⓒ 김명진


▷트라팔가스퀘어 & 내셔널갤러리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나니 어느 덧 점심시간. 또 걸어서 트라팔가스퀘어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Tesco Exp.라는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탄산음료 그리고 과일. 총 7파운드. 탄산음료는 우리나라 것보다 훨씬 더 탄산이 강한편.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강한 탄산이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바로 빠진다는 것이다. (전 유럽의 탄산음료가 모두 이렇고, 특히 스위스의 탄산음료의 탄산은 목과 코끝이 찡할 정도로 강하다.) 과일은 망고, 멜론, 블루베리를 먹었는데 처음 먹어 본 블루베리의 맛은 약간 새콤하고 달콤해서 그저그랬다.

트라팔가스퀘어는 별로 특이할 것이 없었는데, 거기서 가장 유명한 넬슨제독기념비가 공사중이어서 아쉬웠다.

공사중인 넬슨제독 기념비

유럽은 늘 1년 365일 공사중이라던데, 이번 여행에서 그 말을 실감했다. 파리의 퐁네프다리를 비롯한 많은 곳이 공사중! 공사중이 아니면, 행사중.

내셔널 갤러리는 정말 수많은 작품들이 있었다. 너무나 많은 작품들이 있어, 모두 다 볼 엄두는 나지 않아서 Highlight들 위주로 보고 관심이 있던 인상파 작품들만 꼼꼼히 보고 왔다. 명작들을 실제로 보니, 그 작품의 아우라가 정말 남달랐다. 특히 루벤스의 <삼손과 데릴라>와 보티첼리의 <비너스 & 마르스>는 너무 맘에 들어서 엽서를 샀다. 인체의 근육의 묘사가 특히나 인상적인 루벤스의 작품과 사랑을 나눈 후에 잠에 빠져 든 마르스와 그에 비해 여유가 있는 듯한 비너스의 모습이 재미있는 보티첼리의 작품. 여행 첫 날에 강행군을 한 탓에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서 많은 작품을 둘러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다. 나중에 꼭 다시 찾으리라!

내셔널갤러리에서 한장!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있다.

▶레스터스퀘어, 차이나타운
내셔널갤러리에서 나와서 그 뒤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는 곳이 바로 레스터스퀘어. 런던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영국의 번화가란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어서인지 배가 고프다는 사촌누나의 말에, 차이나타운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기네스북에도 올랐다는 중국 음식점 '왕케이'를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불친절하기로 유명하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다는 말이 사실인지 그다지 불친절하진 않았다. 예전에는 그릇을 던지는 것이 예사였다고. 소고기계란 볶음밥과 싱가폴 돼지고기 누들을 시켰다. 맛도 양도 만족스러웠다. 심지어 남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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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040.jpg ⓒ 김명진


오후 6시. 호재형과 레스터스퀘어에서 만났다. 뮤지컬 관람을 위해 코벤트 가든으로 이동.

▷코벤트가든 & 뮤지컬 관람
코벤트가든에는 거리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돈을 주면 움직이는 아저씨가 인상적! 코벤트 가든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기 전, 기네스를 한 잔했다. 기네스는 처음엔 그냥 씁쓸하기만 했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감칠맛이 있었다. 그러나,술을 먹으면 원래 졸린데다, 피곤하기까지 한 상태에서 맥주를 마신 덕분에 난 난생 처음보는 뮤지컬을 거의 졸면서 봤다. '아~돈 아까워.'


영국에서 꼭 해봐야 하는 것 中 하나가 바로 뮤지컬 관람!
대부분 뮤지컬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것이 <라이언킹>과 <맘마미아>다.
왜냐하면 내용이 쉽고, 아는 노래가 많기 때문이다. 또, 대사가 그다지 많지 않고 영어가 쉽다는 것도 장점! 알다시피 <라이언킹>은 월트디즈니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고, <맘마미아>는 ABBA의 노래를 소재로 만든 뮤지컬이다. 내가 택한 것은 <라이언킹>이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 날 살 수 있는 표가 <라이언킹>이었기 때문이다. 많이 졸았기 때문에 특별한 감상은 얘기할 수 없지만, 동물을 정말 실감나게 표현하고 아역배우의 노래가 아주 훌륭했으며 무대장치가 크고 화려했다는 것만은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을 싸게 관람할 수 있는 Tip 하나!
아침 일찍 레스터스퀘어에 가서 예매하는 방법이다. 예약이 캔슬된 것들을 학생할인까지 하면 싸게 구할 수 있다. 같은 팀의 다른 친구들은 이런 방법으로 <오페라의 유령> 2번째로 좋은 티켓을 35파운드 정도에 구입했다. 나는 안타깝게도 29.5파운드에 2층자리. 단, 이 방법은 꼭 원하는 작품의 티켓이 없을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으므로, 꼭 보고자 하는 작품이 있다면 미리 한국에서 예매를 하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

<뮤지컬 문의>
영국 Student theatre line 7379-8900

라이언킹 피날레 장면

뮤지컬이 끝난 시각이 거의 11시쯤. 지하철 피카딜리 line을 타고 Earth court에서 갈아타고는 West Broptom역에 도착하니 12시가 조금 넘었다. 지친 몸을 이끌고 호텔에 들어가 씻고 잠을 청했다.

내일의 일정은 캠브리지나 옥스포드가 아닌, 아울렛 쇼핑!(영국은 의외로 쇼핑하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영국 박물관, 테이트모던, 밀레니엄 브릿지, 타워브릿지 야경!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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