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와 결혼하고 싶은 중국 청년

[자전거여행 현장보고-중국편⑫] 8월 2일 충칭-구이양 9일차

등록 2006.08.08 09:40수정 2006.08.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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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외사과까지 같이 가주고, 점심까지 사준 고마운 친구 제이슨

외사과까지 같이 가주고, 점심까지 사준 고마운 친구 제이슨 ⓒ 박정규

제이슨(19), 대학은 가지 않았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은 휴가 기간이란다.

구이양에 온 걸 환영한다며, 자기가 식사대접을 하겠단다. 이 친구도 자전거 타는 걸 아주 좋아한단다. 그럼 내일 같이 자전거 타고, '구이양' 여행하자고 하니까, 좋단다.


내일 아침 9시, 지금 밥 먹은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밥 먹고 나와 다시 확인차 물어보니 구이양은 언덕이 많아 '버스'로 여행해야 한단다. 내가 또 잘못 이해했나 보다. 자전거가 아니라 영 내키지는 않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게 더 좋으니까 오케이.

식사하며 제이슨이 한 말들.

16세에 신분증을 발급받는다.
중국 남자들은 22살, 여자들은 20살에 보통 결혼한다.
한국 여자들은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한국여자와 결혼하고 싶다.
끝으로, 너 '결혼'한 줄 알았다. -.-;


a 외사과 내부. 저곳에서 비자 업무를 하더군요.

외사과 내부. 저곳에서 비자 업무를 하더군요. ⓒ 박정규


2006년 8월 2일 수요일. 충칭-구이양 9일차 / 흐림

08시. 기상.


10시. 일곱 번 문의 만에 '공안국(경찰서), 외사과(비자업무 담당부서)' 도착.

8월 8일 중국 비자가 만료된다. 하루 벌금이 500Y이다. 1주일 만에 '쿤밍'만에 잠 안 자고 달리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위험부담이 크기에.


담당자가 여기서 '비자업무'를 받을 수 없다고 하는 것 같다. 유창한 영어로 그 '이유'를 설명해주는데, 내 영어실력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답답하다.

순간, '청두 영사관'에 도움을 요청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가방에서 '전자사전'을 꺼내 다시 대화 시도. 20여분 대화 끝에, '미라클 호텔 옆에, 비자 업무를 하는 다른 공안국 외사과가 있다. 그곳에 숙소 영수증과 여권을 지참해서 가면 '연장' 받을 수 있을 거다'라는 내용을 겨우 이해함.

a 구이양 대학 영어 교수님. 길 안내와 숙소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구이양 대학 영어 교수님. 길 안내와 숙소 안내를 해주셨습니다. ⓒ 박정규

11시 45분. 미라클 호텔 인근의 '공안국(경찰서), 외사과(비자업무 담당부서) 도착'

오는 길에 구이저우 대학의 '영어교수'를 만나, 위치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대학 인근의 저렴한 숙소까지 안내받았다.

그리고 내리막을 달리고 있는데, 2명의 남자가 멈출 것을 요청했다. 여행경로와 다음 여행경로 등을 질문하고, 명함을 건네준다. '구이저우 기자'란다. 다음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한 후 촬영 후 '외사과'로.

'공안국(경찰서)'이라고 적혀 있는 곳 앞에 도착하니, 건물 공사 중이다. 지나가고 있는 청년에게 문의하니, 따라오란다. 다행히 50m도 안가, "Exit &Entry Administration Service Center"라는 간판이 보이는 건물 도착.

a 외사과 바깥. 오른쪽에 영어 서비스센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잘 봐야 합니다.

외사과 바깥. 오른쪽에 영어 서비스센터라고 적혀 있습니다. 잘 봐야 합니다. ⓒ 박정규


'사진 2장, 여권, 숙소 영수증 복사본 1부와, 여권 제출, 한 달 연장 160Y, 소요기간 5일'

5일이라니… 너무 길다. 바쁘다고, 하루 만에 안되냐고 하니까, 안내 용지를 보여준다. 거기에 분명히 5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내가 자꾸 부탁하니까 3일 만에 해주겠단다.

8월 4일 금요일 오전 9시 이후에 160Y 들고 오면, '9월 2일까지 여행할 수 있는 여권'을 받을 수 있단다. 여행을 정리할 시간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로. 같이 동행해준 청년에게 점심 식사 같이 하자고 하니, 또 따라오란다.

12시. 인근 식당.

제이슨(19), 대학은 가지 않았고, 직장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은 휴가 기간이란다.

구이양에 온 걸 환영한다며, 자기가 식사대접을 하겠단다. 이 친구도 자전거 타는 걸 아주 좋아한단다. 그럼 내일 같이 자전거 타고, '구이양' 여행하자고 하니까, 좋단다.

내일 아침 9시, 지금 밥 먹은 식당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밥 먹고 나와 다시 확인차 물어보니, 구이양은 언덕이 많아 '버스'로 여행해야 한단다. 내가 또 잘못 이해했나 보다. 자전거가 아니라 영 내키지는 않지만, 함께 할 수 있는 게 더 좋으니까 오케이.

식사하며 제이슨이 한 말들.

16세에 신분증을 발급받는다.
중국 남자들은 22살, 여자들은 20살에 보통 결혼한다.
한국 여자들은 아주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한국여자와 결혼하고 싶다.
끝으로, 너 '결혼'한 줄 알았다. -.-;

a 숙소 입구. 저렴하고 깨끗한 시설

숙소 입구. 저렴하고 깨끗한 시설 ⓒ 박정규

13시 55분. 숙소.

가격 20Y-280Y, 내가 머무는 방은 3층, 4인 1실(3명이 이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공동 샤워실이 있고, 화장실이 있다. 방안은 TV 한 대, 선풍기 한 대, 푹신한 침대 4개, 슬리퍼 다수, 세숫대야 다수, 개인용 작은 서랍장 3개, 빨래줄 하나, 비교적 넓고, 창문으로 시원한 바람이. 복도에는 직원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무료로 전화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휴식을 취하기에 충분. 어제 머문 곳보다 5Y이나 저렴하면서, 시설은 훨씬 좋다.

아침부터 조금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젖은 신발을 신고, 3시간 가량을 달려, 대학 교수님과 청년의 도움으로 '외사과(비자업무 담당부서)'도착, 비자 연장 성공. 지금은 '라디오 방송 준비 중'

a 숙소 내부. 방 안 풍경.

숙소 내부. 방 안 풍경. ⓒ 박정규

19시. 숙소 안내 데스크.

여러 번의 확인 전화와, 한 번의 방송사고(?)를 낼 뻔했던 '라디오 방송'을 드디어 마쳤다. 전화로 하는 방송이라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조금 긴장한 상태로 방송을 진행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는데, 생각보다 짧게 방송을 마쳤다.

하지만 아주 즐거웠고, 한국에 계시는 지인분과 많은 이들에게, 한국의 한 청년이, '꿈'을 가지고, 달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것만으로 감사하다.

19시 42분. 숙소 방.

직원이 전화 왔단다. 연락처를 아는 곳은 '한국 방송국과 제이슨밖에 없는데…

안내 데스크로 달려 가보니, 어린 여자 아이들이 날 보고 마구 웃는다. 생각해보니 웃을 만도 했다. 수영복에 전대 하나 차고, 헝클어진 머리와 덥수룩한 수염을 한 남자가 안내데스크에 갑자기 나타났으니… ^^

'제이슨'이었다. 내일 일이 있어서, 여행을 함께 못할 것 같다고, 미안하단다.

잘 되었다. 내일 하루는 여행을 정리하는 시간으로 가지기로. 통화 후, 직원이 옷을 입고 다니라고 주의를 준다. 사실 여관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손님들 대부분이 반바지만 입고 생활하고, 직원들도 당연시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관'에 너무 익숙해졌나 보다.

아까는 인근 식당까지 슬리퍼, 수영복, 흰 티셔츠에 자전거 타고 대로를 달렸는데….

정말 편하고 시원했다.

a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 오마이뉴스 고정미



여행 수첩

1. 이동경로: 구이저우 구이양 - 구이양 시내

2. 주행거리 및 시간: 11.4km / 1시간 25분 / 평균속도 8km/h / 누적거리 3,696km

3. 사용경비: 24.5Y
저녁: 4Y / 숙박 비: 20Y / 복사 비: 0.6Y

4. 섭취 음식

1) 식사
아침 겸 점심: 류로우픈(고기 우동), 빙 한 개(중국식 빵), 저우 한 그릇(까만 숭늉)
저녁: 고기 우동

2) 간식
천연 벌 꿀차 3잔

<이후 일정>

8월 3일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며,
4일 오전. 비자를 찾은 후 '쿤밍'으로 떠날 생각입니다.
8월 4일 - 8월 15일(12일 예상 / 800km), 가는 도중 다음 목적지를 정할 생각입니다. 라오스, 베트남으로 넘어갈지, 아님 바로 인도로 갈지 고민 중입니다. '쿤밍' 전에 결정할 것 같습니다. 이젠… 좀 더 천천히 사람들과 충분한 이야기를 하며, 달려갈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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