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박윤수 기자] '셰익스피어'는 그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최근 로미오가 아닌 줄리엣, 햄릿이 아닌 오필리어의 입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내는 <셰익스피어의 여인들 1-지성과 열정의 주인공들>(아모르문디)이 국내에 소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빅토리아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로 꼽히는 안나 제임슨은 1832년 출간한 이 책에서 <베니스의 상인>,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오델로>, <리어왕> 등 25명의 여성 캐릭터들을 비평의 중심으로 이끌어내고 '페미니즘 비평'이란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이 책은 출간 당시 영국 문단에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여성 캐릭터들을 '지성의 여인', '상상력과 열정의 여인', '애정과 덕의 여인'으로 구분하고 역사극에 등장하는 인물을 따로 '역사적 여인'으로 분류했다. (현재 출간된 1권은 '지성의 여인'과 '상상력과 열정의 여인'을 포함하며, 2권은 9월 중 출시될 예정이다)
남녀 관계를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하고 남녀가 서로 고유한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시각은 현대의 여성주의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시적으로 표현된 나머지 비평의 객관성을 잃고 있는 점, 여성의 특징을 섬세함과 순수함, 사랑스러움 등으로 규정짓는 등 시대가 가진 한계를 내보이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안나 제임슨 지음/ 서대경 옮김/ 아모르문디/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