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자전거여행자, 중국 신문에 실리다

[자전거여행 현장보고-중국편⑬] 8월 3일 충칭-구이양 10일차

등록 2006.08.09 10:08수정 2006.08.0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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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구이저우 구이양 신문에 '필자'의 기사가 실렸다

구이저우 구이양 신문에 '필자'의 기사가 실렸다 ⓒ 박정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신문 가판대에서 눈에 익은 '마크'를 봤다. 혹시나 해서 훑어 봤는데, <구이저우 신문> 10면 하단에 '내 사진이랑 기사'가 짤막하게 실려 있다. 한문이라 읽을 수는 없지만 내용은 대충 알 것 같다.

"10시 40분. 2006년 5월 16일 한국을 떠나 중국 종단 중인 대학생을 만났다. 그가 달린 거리는 3692km, 중국을 3분의 2 이상을 달린 것이다. 도전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거의 인터뷰한 내용 그대로인 듯. <청두신문>에도 실렸을 수도 있겠다.

호텔 사람들에게 기사를 보여주니 신기해한다. 앞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기사를 보여주면 훨씬 쉽게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


2006년 8월 3일 목요일. 충칭-구이양 10일차/ 흐림

08시 10분. 기상.

09시 10분. 자전거 수리점. 신호 대기를 받고 있던 자전거 탄 청년에게 '수리점 문의' 하자 따라오란다. 1.4km 달려 수리점에 도착하자마자, 청년은 떠나 버렸다. 자전거 체인에서 '뻑뻑' 거리는 소리가 나서 기름칠 요청. 다른 도시에서는 무료였는데 여기는 1Y.


인근 식당.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먹는 사람들까지 있다. 얼마나 맛있기에?

'푸우 라면' 주문. 칼국수 면발+고기 건더기+삶은 달걀 or 계란프라이 택일 가능. 정말 쫄깃하고 매콤하면서 시원하다. 국물까지 다 마셨다.


a 과외를 구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 대학생.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공부까지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과외를 구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 대학생.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공부까지 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 박정규

10시. 숙소. 돌아오는 길에 신문 가판대에서 눈에 익은 '마크'를 봤다. 혹시나 해서 훑어 봤는데, 10면 하단에 '내 사진이랑 기사'가 짤막하게 실려 있다. 한문이라 읽을 수는 없지만 내용은 대충 알 것 같다.

"10시 40분. 2006년 5월 16일 한국을 떠나 중국 종단 중인 대학생을 만났다. 그가 달린 거리는 3692km, 중국을 3분의 2 이상을 달린 것이다. 도전 정신에 찬사를 보낸다."

거의 인터뷰한 내용 그대로인 듯. <청두신문>에도 실렸을 수도 있겠다.

호텔 사람들에게 기사를 보여주니 신기해한다. 앞으로 중국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기사를 보여주면 훨씬 쉽게 대화가 가능할 것 같다.

11시 20분. 숙소 방. 누군가 날 찾아왔단다. 가보니 '경찰'이다. 여권을 요구한다.

여권은 '비자연장' 때문에 '경찰서'에 있고, 복사본 밖에 없는데, 복사본과 '비자연장 영수증'을 보여주니 생각보다 쉽게 이해해준다. 아마 나의 안전을 위해서 온 것 같다.

경찰들은 어떻게 내가 머무는 줄 알고 오는지, 그들의 정보력에 신뢰가 간다.

11시 25분. 왕바(인터넷 카페) 옆 식당.

그동안 밀린 여행기와 사진 모두를 업로드 하기 위해서, 거리로. 길가는 중학생에게 길 문의하자, 마침 자기 집 가는 쪽이라 '인터넷 카페'까지 동행.

'인터넷 카페' 옆에 식당이 있다. 밥 먼저 먹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3시간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그동안의 여행기와 사진, 지인들 홈페이지를 마음 먹고 방문하느라.

이곳도 설정이 막혀 있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종업원에게 도움 요청. 잠시 후 사장님이 오셔서 하는 말 '뭐가 안돼요?' 잘 들어보니 '한국말'이었다. 사장님은 '조선족'이란다. '북경 태생, 구이양에 오셔서 인터넷 카페를 하신 지 2년째'라며 한국인을 만나 아주 반갑단다.

"고향이 어디냐, 언제 중국에 왔느냐, 혼자 왔느냐?" 등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하시며 내내 웃으셨다. 그리고 더 좋은 자리로 안내해주시며, 한글과 USB(이동식저장장치)까지 사용할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컴퓨터 작업 때문에, 많은 대화를 못한 게 아쉽다.

숙소로 가기 전에 인사하려고 찾아봤는데, 밖에 볼 일이 있으셔서 나가셨단다.

a 야시장. 맛있는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야시장. 맛있는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 박정규

복합매장. 선크림이 필요해 화장품 코너로 가서 가격문의. "SPF(자외선차단지수) 30 제품

35ml 2개: 39Y". 더 높은 제품 문의 "SPF(자외선차단지수) 60 제품 100ml 1개: 200Y"

'티 마우스(중국 자전거 여행자)'의 루돌프코(코가 정말 빨갰다)처럼 되는 게 두려워, 저렴한 제품 구입. 직원들이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묻는다.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갔기에 대답 대신 왼쪽 팔을 보여주자, 여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오~ 한궈(한국)'

a 사궈탕판. 미역, 새알, 버섯, 햄, 고기 등이 들어 있는데, 담백하고 얼큰하다.

사궈탕판. 미역, 새알, 버섯, 햄, 고기 등이 들어 있는데, 담백하고 얼큰하다. ⓒ 박정규

인근 식당. 식당 앞을 지나가는데, 불 위에서 지글지글 끓고 있는 '밥'이 보인다. 배가 고픈 건 아니었지만, 너무 먹고 싶어 식당 안으로. '파오빙(팥빙수)'과 처음 먹어보는 요리인 '사궈탕 판' 주문.

뚝배기 안에 밥과 함께, 미역, 새알, 배추, 버섯, 약간의 햄과 고기, 토마토, 고사리 같은 나물 등을 넣고 팔팔 끓인다. 땅콩 양념장으로 개인 취향대로 간을 맞춘 후 먹는다. 얼큰하고, 밥알 수만큼 많은 건더기가 먹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입가심으로 '파오빙(팥빙수)'을 먹으며 내일 '쿤밍'을 향해 떠날 각오를.

a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 오마이뉴스 고정미



여행 수첩

1. 이동경로: 구이저우 구이양-구이양 시내

2. 주행거리 및 시간: 3km / 18분 / 평균속도 9.7km/h / 누적거리 3699km

3. 사용경비: 92Y

아침: 4.5Y / 점심: 5Y / 저녁: 4Y / 신문 한 부: 0.5Y
기름칠: 1Y / 숙박비: 20Y / 인터넷 카페 3시간: 6Y
화미과(참외맛 나는 과일): 1Y / 선크림: 39Y / 밤참: 11Y

4. 섭취 음식

1)식사
아침: 푸우 라면(칼국수 면발+고기 건더기+삶은 달걀 or 계란 프라이 택일 가능)
매콤, 시원, 쫄깃
점심: 류로우픈(고기 우동), 빙 한 개(중국식 빵), 저우 한 그릇(까만 숭늉)

저녁: 챠오픈(넓적 흰 면): 쫄깃쫄깃.

밤참: 파오빙(팥빙수), 사고탕 판

2)간식

화미과 하나(수박 한 쪽 크기로, 길게 썰어서 나무젓가락에 끼운 채 판매): 참외 맛이 나는 노란 색의 과일. 단맛이 좋다. 수박도 동일한 방법으로 1Y에 판매 중.

덧붙이는 글 |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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