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방 커피 한잔이면 유기농 복숭아가 3개

요즘 복숭아가 제철... 농장 직거래 '강추'

등록 2006.08.09 18:16수정 2006.08.09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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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맛'을 간직한 복숭아
'이기적인 맛'을 간직한 복숭아조태용
스타벅스 커피만 우아하게 마시는가? 복숭아도 우아하게 먹어보자.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이 5000원 안팎이라고 한다. 이 돈이면 맛 좋은 복숭아를 작은 것은 몇 개, 유기농 복숭아도 2, 3개는 구입할 수 있는 돈이다.


어제(8일) 옥천의 유기농 복숭아 농장을 찾았다. 농장에는 마침 출하를 기다리는 복숭아가 가득했다. 맛을 보라고 건네준 복숭아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정말 '이기적인' 맛이었다. 생산자와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 올 때도 입가에서 떠나지 않은 복숭아의 맛과 향기에 푹 빠져서 돌아왔다.

한 농장만 찾아도 복숭아 여러 종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풀과 나무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유기농 복숭아 농장
풀과 나무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유기농 복숭아 농장조태용
복숭아는 말랑말랑한 복숭아부터 딱딱한 것으로 크게 구분된다. 또한 복숭아는 유통기간이 짧기 때문에 유난히 많은 품종을 재배하게 된다.

복숭아는 6월말부터 9월말까지 판매를 하는데 일주일 이상 보관하기 어려워 수확시기가 다른 몇 가지 종류의 복숭아를 심어 지속적으로 출하한다.

그래서 복숭아는 한 농장에서도 다양한 종류가 재배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백도 역시 그 종류가 수십 가지다. 황도도 마찬가지다.


물론 품종마다 맛도 다르다. 스타벅스 커피만큼이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그래서일까? 복숭아는 철마다 다른 맛이라 다양한 복숭아를 찾는 고객이 많다. 즉 '복숭아 마니아'가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복숭아는 일명 백도라고 불리는 말랑말랑한 복숭아다. 백도 역시 무슨 백도라고 하는 품종이 따로 있지만 소비자들은 그저 백도나 황도라고 부른다. 우리가 매일 먹는 쌀도 다양한 종류가 있고 모두 밥맛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백도와 황도는 말랑말랑한 복숭아인데 우리 나라 복숭아 소비량의 90%는 이런 말랑한 복숭아 종류라고 한다. 복숭아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당연히 맛있는 복숭아를 구입하는 것이 첫 번째다. 겉만 보고는 맛을 알 수 없으니 일단 맛을 봐야 하는데 이것도 적중률이 높지는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과일은 겉의 당도가 높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과일이나 속이 제대로 되어야 하는 법이다.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해서 모두 맛이 좋거나 좋은 사람이 아닌 것과 같다. 하지만 복숭아 맛을 가장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바로 복숭아를 생산하는 농부들이다. 그러니 맛좋은 복숭아를 생산하는 농장과 직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

도심에서 근사한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앉아서 폼을 잡고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겠지만 말랑말랑 복숭아를 먹는 것도 못지않게 근사하다.

하지만, 스타벅스 커피처럼 우아하고 폼 나게 복숭아를 먹으려면 상당히 까다로울 것이다. 복숭아는 먹다가 옷에 과즙을 흘리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숭아를 먹을 때는 접시에 담아서 먹어야 한다.

복숭아는 상온에서 보관한 뒤 깨끗하게 씻어서 냉장고에 20분 정도 넣어두고 먹는 것이 좋다.

복숭아는 상온에서 보관해야... 냉장고에 20분 정도 넣어둔 뒤 먹자

농장에서 직접 구매한 것은 충분하게 익혀서 따기 때문에 더욱 맛이 좋다.
농장에서 직접 구매한 것은 충분하게 익혀서 따기 때문에 더욱 맛이 좋다.조태용
그럼 이제 복숭아 맛을 한 번 보도록 하자.

냉장고에서 시원해진 복숭아를 꺼낸다. 예쁜 접시 위에 복숭아를 올려놓는다. 처음 베어 물었을 때 새처럼 작은 입으로 조금만 먹어본다. 그리고 입술로 전해지는 복숭아의 부드러움과 감미로움을 맛본다. 당신의 입으로 들어간 복숭아는 향긋한 향기가 배어나면서 과즙이 혀와 목을 타고 흘러갈 것이다. 이쯤에서 거의 벌써 '한입 더'를 외치게 된다.

그러면 이때, 크게 한입 먹어보는 것이다. 당연히 당신의 코가 복숭아를 먹고 있을 것이다. 그런들 어쩌겠는가. 이미 당신은 복숭아가 주는 '이기적인 맛'에 감동하고 있기 때문에 복숭아에 코를 박는 것은 그렇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입 안 가득 들어온 복숭아를 꿀꺽하고 삼키는 일은 삼가자. 커피도 입안에 잠시 머물다 삼켜야지 맹물 마시듯 꿀꺽하고 삼켜 버리면 무슨 맛을 느끼겠는가?

일단 눈을 감고 가급적 천천히 과육을 삼키는 것이다. 이때 가슴 깊이 들어간 복숭아의 달콤한 맛이 당신의 심연을 건드리면 자못 '혹 내가 무릉도원에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눈을 떠보면 눈앞에 하얀 속살을 드러낸 복숭아가 고운 접시 위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다시 잠시 멈춰 복숭아를 내려다보면 과즙이 고여 있는 모습을 본다. 과즙이 똑 하고 떨어지듯 당신의 입에 침이 고이기 시작했다면 다시 공략에 나선다. 당신은 그만 황홀한 맛에 세계에서 넋을 잃고 방황한다.

아련하게 맛의 향연에서 잠시 몽롱했던 당신은 허무하게 씨만 남은 빈 접시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복숭아 껍질은 벗기지 말고 그냥 먹는 것이 좋다. 과일은 영양은 대부분 껍질에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복숭아, 코 박고 먹어도 달콤 새콤

복숭아는 과즙이 흐르기 때문에 접시 위에 올려놓고 먹는 것이 좋다.
복숭아는 과즙이 흐르기 때문에 접시 위에 올려놓고 먹는 것이 좋다.조태용
사실 복숭아는 체면 차리면서 우아하게 먹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과즙이 흐르기도 하고 코를 박고 먹어야 제 맛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먹어도 이상 할 것은 없다. 대학로 카페에 앉아서 예쁜 하얀 접시 위에 복숭아를 먹는 것도 꽤 멋진 모습 아닌가?

바야흐로 복숭아가 제철이다. 복숭아 농장 여기저기서 맛 좋은 복숭아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서 구입해도 좋지만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가를 직접 찾아가서 구매하는 방법도 좋다. 휴가철에는 근처 복숭아 농장이나 포도밭에 들러 농민들에게 직접 구매해 보자. 말만 잘하면 덤도 얻지 않겠는가?

맛 좋은 복숭아를 먹고 싶다면 농가와 직접 거래를 해보는 것이 좋다. 농부만이 진짜 맛 좋은 복숭아를 알고 있다. 또한 농장에서 잘 익은 것으로 보내주므로 맛이 더 깊고 풍부하다.

덧붙이는 글 | 정구철씨의 복숭아를 직거래로 구매하려면 참거래농민장터 (www.farmmate.com)를 이용하면 된다. SBS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정구철씨의 복숭아를 직거래로 구매하려면 참거래농민장터 (www.farmmate.com)를 이용하면 된다. SBS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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