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삼다수에서 울릉 심층수의 미래를 보다

[여행] 전국 지방의회 의원 의정연수 제주도 3박4일 보고서

등록 2006.08.15 15:22수정 2006.08.1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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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울릉군의회에서 실시한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 주관 의정연수 차 제주도를 다녀왔다.

제주 삼다수 공장앞에서의 기념촬영, 뒤에 보이는 돌기둥이 지하 430m를 뚫고 들어가면서 생긴 암석의 일부랍니다
제주 삼다수 공장앞에서의 기념촬영, 뒤에 보이는 돌기둥이 지하 430m를 뚫고 들어가면서 생긴 암석의 일부랍니다배상용
필자의 비행기 탑승경력은 고작 두 번, 그것도 10여 년 전 신혼여행을 간답시고 서울에서 제주도로 한번, 제주도에서 서울로 한번, 왕복한 게 비행기를 타본 경력 전부다. 이번이 세 번째인 셈이다.


그 시절만 해도 집사람의 출중(?)한 외모에 눈이 팔려 비행기 차창 한번 제대로 보지 못했다. 제주도 역시 그냥 맛있는 것 먹고 호텔방에서 무드 잡는 것이 전부였던 나에게 이젠 정말 제대로 제주도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생수 가공공장 내부 전체가 무균실로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생수 가공공장 내부 전체가 무균실로 설계되어 있다고 합니다배상용

공장내부의 동그란 기계 보이시죠? 용기 세척 시설이라고 합니다
공장내부의 동그란 기계 보이시죠? 용기 세척 시설이라고 합니다배상용
오전 3시간의 강의를 받고 마라도 유람선을 타기 위해 관광버스에 올랐다. 그리고 이내 마이크를 잡고 제주도 안내를 시작하는 여자안내원, 제주시가 주는 관광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한, 말 그대로 전문 관광안내원인 것이다. 관광입도를 꿈꾸는 울릉도에서도 벤치마킹을 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프로펠러 가로등, 꽃밭등...번뜩이는 아이디어 부러워

예절교육도 제대로 받았습니다
예절교육도 제대로 받았습니다배상용
제주도, 아름다운 섬이다.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도로 곳곳에 제주특유의 돌담이 어우러져 자연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 관광지화하려는 노력들이 보인다. 특히 야간관광에 많은 투자를 한 듯했다. 곳곳에 조명등이며 꽃밭등을 만들어 형형색색의 조명들을 마치, 꽃처럼 만들어 놓았다. 저녁에 불이 들어오면 엄청 예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드는….

가로등엔 대부분 자가발전 형태의 프로펠러가 달려있다. 낮에 한껏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모아두었다가 날이 어두워지면 사용할 모양이다. 설사 불이 안 들어와도 좋을 정도로 프로펠러가 달린 가로등이 예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부럽기만 하다.


하지만 필자가 느낀 진정한 제주도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그런 신비의 섬이 아니다. 제주도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인공적인 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고향인 울릉도가 오히려 정말 천혜의 아름다움을 지닌 관광섬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울릉주민과 지자체가 배워야 할 것은 제주도민의 관광입도를 위한 노력, 그리고 무한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실제 행정에 접목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가는 공무원들의 선구자적 정신이다.


"대장금...울릉도에서도 한 번 찍지"

제주도에서 대장금 촬영신이 있었다고 하더니만, 여기였나 봐요~
제주도에서 대장금 촬영신이 있었다고 하더니만, 여기였나 봐요~배상용
1시간 가량 차를 타고 간 곳은 마라도로 가는 유람선 선착장이었다. 선착장에 도착하는 순간, 이곳에서 드라마 <대장금>을 찍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당시 주인공 장금이 역할을 한 탤런트 이영애씨의 사진과 '대장금'이란 이름이 같이 있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다.

'기왕 찍을 거 울릉도에서도 한 컷 찍지…, 울릉도 홍보에도 엄청 도움이 될 텐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마라도로 가는 유람선에 올랐다.

마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 섬이라는데 의미를 두고 갔다. 따가운 햇살에 그늘하나 제대로 없는 그런 섬이었다. 하지만 구석구석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세계 유명 등대를 모아 놓았다는 구조물이나 깨끗하게 정돈된 잔디가 우선 눈에 들어왔다.

자장면이 특산품이라는 게 재밌지 않나요?
자장면이 특산품이라는 게 재밌지 않나요?배상용
마라도에 가면 해물 자장면을 꼭 먹어보라는 주위사람들의 권유에 자장면을 한 그릇씩 먹고 마라도를 한바퀴 돌아봤다. 다시 유람선을 다시 타려는 찰라, 푯말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마라도도 천연보호구역이었나? 독도와 같은?'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 마라도는 423호? 똑같은 천연보호구역인데 왜 독도는 그토록 가기 힘든 것일까?

둘째 날 의원들의 교육이 시작됐다. 이날 교육장에는 50여명의 지방의원들이 모였다. 신봉석 의장이 이런저런 울릉도 소개를 하다가 이런 말을 했다.

"제주도는 여성적인 느낌의 섬이고, 울릉도는 남성적인 섬이다."

'맞아, 그러고 보니 그런 것도 같네.'

마라도에서 또 한컷, 잘 정돈된 잔디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마라도에서 또 한컷, 잘 정돈된 잔디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배상용
첫날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 서우선 박사의 지방의회 운영론이 6시간 동안 이어졌고, 둘째 날엔 예절교육이 이뤄졌다.

그리고 이어진 제주도지방개발공사의 삼다수 공장 견학. 500억의 자본금 투자에 연간 200억의 수익, 지하 420m의 화산암반수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생수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사실 물맛이야 그게 그거겠지만,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앞으로 삼다수 녹차와 삼다수 감귤까지 내놓으며 업계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대단한 포부를 들으며 그저 부럽다는 생각만 들었다.

마라도에서, 세계 유명 등대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
마라도에서, 세계 유명 등대의 모형을 만들어 놓았다고 합니다배상용
돌아오는 차 안에서 1시간 동안 침묵만 이어졌다. 아마 의원 모두가 필자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울릉군 신 활력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울릉도 해양심층수가 바로 그것이었다.

제주도 삼다수가 제주도라는 브랜드로 생수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처럼, 울릉도 해양심층수는 동해 청정해역의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울릉도 근해, 심해 300m 이상에서 뽑아 올린 심층수를 브랜드로 내세웠다. 심층수와 동해 청정 해역의 무공해섬이라는 울릉도 이미지가 잘만 맞아떨어진다면 제주 삼다수를 능가하는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잠을 설렜다.

이번 3박4일 의정연수는 연수가 주 목적이었지만 제주 삼다수 공장 견학이야말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해줬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게재된 제주 삼다수의 공장내부 사진촬영은 삼다수 관계자의 허락을 얻어 촬영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덧붙이는 글 *기사에 게재된 제주 삼다수의 공장내부 사진촬영은 삼다수 관계자의 허락을 얻어 촬영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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