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대통'하는 대나무숲 산책길

[숲이 있는 여행1] 영화 <알포인트>의 무대, 담양죽녹원

등록 2006.08.16 11:46수정 2006.08.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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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죽녹원 운수대통길

죽녹원 운수대통길 ⓒ 김정수

죽녹원은 전남 담양군 담양읍 향교리의 담양천이 지나는 향교교 옆에 자리하고 있는 담양군에서 조성한 죽림욕장이다.

이곳은 대나무의 본고장인 담양에서 죽(竹)의 매력에 제대로 빠질 수 있는 공간이다. 매표소 앞쪽에 죽녹원 음수대가 보인다. 맑고 깨끗한 수돗물이 대나무 대롱을 타고 흘러내린다. 아래에 놓여 있는 대나무를 잘라 만든 그릇에 받아 마신다.


역겨운 냄새가 나는 도시의 수돗물과는 완전히 다르다. 시원한 맛이 웬만한 약수터의 지하수 못지않다. 안내표지판에 수돗물이라는 표시가 없으면 눈치 채지 못할 정도다. 목을 축인 후 매표소에서 매표를 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매표소를 지나면 대나무 산책로가 이어진다. 제일 처음 만나는 산책로는 '운수대통길'이라 불린다.

a 운수대통놀이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운수대통놀이를 즐기고 있는 관광객 ⓒ 김정수

a 투호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투호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 김정수

5분 정도 걷다 보면 팔각형으로 대나무로 에워싸고 그 안에 높이가 서로 다른 대나무통을 세워서 엮어 놓은 '운수대통놀이'라는 것이 보인다.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에서는 예전부터 대나무에 뚫린 구멍에 동전을 던져 들어가면 그날 운수가 좋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민간에서는 명절이나 마을 행사 때 대나무묶음에 여러 개의 구멍을 뚫어 그곳에다 동전을 던지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운수대통놀이는 이러한 풍습을 재현한 것으로, 동전을 던져 점괘를 보면서 자신의 운수를 가늠해 보는 즐거운 놀이의 일종이다. 운수대통놀이 옆에는 투호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재미를 더한다.

운수대통길 옆에 새겨진 죽로원이란 커다란 글씨를 지나고 계단을 올라서면 죽로차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죽로차는 차나무과의 다년생 종자식물로 대숲에서 대이슬을 맞고 자란 부드러운 찻잎으로 만든 차를 말한다. 담양은 대나무와 함께 죽로차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죽로차가 자라는 주변에는 왕대가 굵은 몸통을 자랑하며 우뚝 솟아 있다.

왕대는 중국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충청도 이남지역에서 재배되는데, 대의 줄기가 엄청 굵은 것이 특징이다. 죽마고우길로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나면 '대나무분재 및 생태전시관'이 보인다.


'대나무분재 및 생태전시관'은 공처럼 동그랗게 만들어진 2층 건물로 1층에는 담양군의 관광명소 사진과 생태자료가 전시되고 있고,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2층에선 분재와 야생화 등을 전시중이다.

a 죽녹원의 대나무정자

죽녹원의 대나무정자 ⓒ 김정수

a 알포인트 영화촬영지 포스터와 감우성이 영화촬영시 썼던 철모

알포인트 영화촬영지 포스터와 감우성이 영화촬영시 썼던 철모 ⓒ 김정수

a 채상장 전수교육관 내부

채상장 전수교육관 내부 ⓒ 김정수

전시관 아래쪽에 시선을 끄는 와가가 한 채 있다. 채상장 전수교육관은 지난 4월에 문을 열었다. 담양채상장(중요무형문화재 제 53호)에서는 대나무에 다양한 색을 입혀서 공예품을 만들어내는데 담양의 대표적인 죽세공예품이다.


이곳에는 인간문화재로 지정된 일죽 서한규 선생의 작품과 후계자인 서신정 선생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어 빼어난 담양의 대나무공예를 만날 수 있다. 부채, 베개, 방석, 보석함 등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다가온다.

다시 전시관 위쪽의 산책로를 따라가면 금방 영화 <알포인트> 촬영지가 나온다. 이곳은 영화의 '알포인트 1일차'에서 총격장면이 촬영된 대나무숲이다.

영화 촬영장면 사진이 담긴 포스터 위에 철모가 걸려 있는데, 주연배우인 감우성이 촬영 당시 썼던 철모를 기증한 것이다. 푸른색의 철모가 대나무의 일부분인양 걸려 있어 눈길을 끈다.

갈림길인 샛길이 나오고 그 다음 갈림길에서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이 이어진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은 연인이나 신혼부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인공폭포와 생태연못도 있어서 결코 지루하지는 않은 길이다.

숨 가쁘게 오르막길을 나아가면 아래로 내려오는 '추억의 샛길'이 있고,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을 따라가면 '성인산 오름길', '철학자의 길', '신비의 길'이 이어진다. 반대편으로 끝까지 나아가자면 제법 험난한 여정이다.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간 후 다시 되돌아와서 '추억의 샛길'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를 권한다. 좀 더 여유를 누리고 싶다면 운수대통길 옆으로 난 죽마고우길로 우회해서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죽마고우길에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정자도 있어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한다.

교통 및 숙박업소 정보

자가운전 : 호남고속도로 담양IC를 빠져나온다. 교차로에서 순창방면으로 우회전한다. 담양읍교차로에서 죽녹원 방면으로 좌회전 후 만나는 교차로에서 바로 우회전한다. 문화회관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정읍 방면으로 직진한다. 신남정사거리에서 직진해 향교교를 건너면 죽녹원이다. 주차는 담양천변의 주차장을 이용한다.

대중교통 : 광주 두암동 정류소에서 담양행 버스를 타고 죽녹원 입구에 내린다.

맛집
담양읍 양각리의 담양소방서 앞에 자리한 백두산식당은 떡갈비정식이 유명하다. 소떡갈비의 담백한 맛과 영양돌솥밥의 구수한 맛이 더해져 식욕을 돋운다.

추천숙소
담양온천리조트 내에 자리한 담양관광호텔은 가족호텔로 36실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객실 내에는 100% 담양온천수가 공급되어 피로회복에 좋다. 담양온천은 남녀 대 온천탕을 비롯해, 노천탕, 찜질방, 피부미용실, 사우나와 수목원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종합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시골아이, 데일리안, 씨앤비뉴스, SBS U포터뉴스, 국제신문에도 송고합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입니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습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시골아이, 데일리안, 씨앤비뉴스, SBS U포터뉴스, 국제신문에도 송고합니다.

김정수 기자는 여행작가로 홈페이지 출발넷(www.chulbal.net)을 운영중입니다. 저서로 <남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섬진강> <남성미가 넘쳐흐르는 낙동강> <주말에 떠나는 드라마 & 영화 테마여행> 등이 있습니다. 일본어 번역판인 <韓國 ドラマ & 映畵ロケ地 紀行>이 출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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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로 남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금오산 자락에서 하동사랑초펜션(www.sarangcho.kr)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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