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동안 이만큼 자랐어요

한글읽지도 못하던 아이들 이젠 술술 충남서부평생학습관 코시안여름학교

등록 2006.08.18 17:40수정 2006.08.19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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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시안여름학교에서 수업중인 1학년 어린이.
코시안여름학교에서 수업중인 1학년 어린이.안서순
“처음 입교할 때 학습능력시험을 본 결과 쓰는 것은 고사하고 읽기조차 서툴던 아이들이 이젠 제대로 읽고 쓰고 합니다.”

18일 충남 서부평생학습관. 코시안 학생들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4주 동안 운영한 ‘코시안 여름학교’가 수료식을 가졌다. 서부평생학습관의 정선경 부장은 “코시안 여름학교를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막막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며 아이들을 맡겼던 부모들도“정말 좋아졌다, 애들의 학습태도가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숨겨져 있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음을 기뻐했다.

어머니가 조선족인 박지영(인지초 3) 어린이는 입교 당시 학습 측정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으나 2주가 지나면서 갑자기 성적이 올라가기 시작해 지금은 학교에 가도 상위권에 속할 수 있을 만큼 학습능력이 올라갔다.

‘코시안 여름학교’를 전담하고 있는 남진형(29)씨는“아이들이 머리가 나빠 공부를 못 하는게 아니라 여건이 되지 않아 능력개발을 하지 못해 그런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코시안 아이들 대부분은 공부하는 체계만 제대로 잡아주면 공부를 잘할 아이들이다”고 말했다.

남씨는“학교에서도 코시안 아이들이 숙제 등 과제물을 해가지 않으면 그 아이가 할 능력이 있는데도 안 해 가지고 오는지 할 능력이 없어 못 해오는지 구별을 해 지도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서부평생학습관이 외국인 어머니에 대해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고 물은 결과 가장 많은 어머니들이 ‘자녀교육’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어머니들은 ▲학교에서 숙제를 냈는데 그 내용조차 알 수 없을 때 ▲국어나 사회처럼 광범위한 사고력 동원이 요구되는 과목을 도와줘야 할 때 ▲무턱대고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하라는 말밖에 해 줄 수 없을 때 아이들에게 부끄럽다고 대답했다.


이런 아이들에게 서부평생학습관은 4주 동안 1학년에게는 읽기,쓰기, 발표하기, 동시낭송하기 등을 가르쳤다. 그 결과 10명의 아이들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젠 한글을 못 읽는 아이가 없다.

2학년 9명 아이들은 한글쓰기와 쓰기, 맞춤법, 일기쓰기와 구구단 외우기 등을 해 온 결과 이젠 9명 모두가 읽고 쓰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구구단 2단을 외우는 아이들이 반도 안 되었으나 이젠 9단 모두를 외우는 아이들이 4명이고 나머지 5명도 5단까지 외울 정도로 학습능력이 향상됐다. 3학년(8명)과 4학년(2명) 아이들은 2학기 교과서를 예습, 자신감을 갖게 됐다.


코시안 여름학교 1학년 어린이들과 담임인 임화자 선생님
코시안 여름학교 1학년 어린이들과 담임인 임화자 선생님안서순

코시안 여름학교 2학년 어린이들과 임영옥 담임 선생님
코시안 여름학교 2학년 어린이들과 임영옥 담임 선생님안서순

코시안 여름학교3,4학년 어린이들과 박은실 담임선생님
코시안 여름학교3,4학년 어린이들과 박은실 담임선생님안서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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