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변화에 목마르다

세계 도서관 정보대회 한국서 첫 개최

등록 2006.08.21 11:50수정 2006.08.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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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
[홍지영 기자] 8월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세계 도서관인들을 맞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매년 열리는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20일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기 때문.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리의 도서관 변화와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고 국제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변혁의 움직임 속에 우리의 '도서관'도 옛 허물을 벗고 새 단장에 나섰다. 책을 읽는 곳이라는 일차적 기능을 넘어 공연, 전시, 문화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일반인의 생활 속으로 가까이 파고들고 있다.


유태형 한국도서관협회의 과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도서관'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도서관이 우리 삶 속에 꼭 필요하다는 인식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은 514개(2005년 기준)로 미국 1만260개, 일본 2585개에 비해 수적으로는 열세다. 국민 9만 명당 1개꼴로 1인당 장서 수도 0.94권에 머물고 있지만 열악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움직임 몇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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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책만 읽는 도서관은 오히려 찾아보기 힘들걸요? 요즘에는 책을 주제로 엄마랑 아이랑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요."

서울 서초동에 사는 주부 이경주씨는 다섯 살 된 아이를 데리고 매주 목요일 역삼동에 있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을 찾는다. 영상을 통해 동화와 음악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지난 6월에 문을 연 이곳은 23만 권의 도서를 갖춘 곳으로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꾸준한 독서습관을 위해 매월 문화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서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라도 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은 필수라고 지적한다.


2003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기적의 도서관'을 세운 전남 순천도 도서관 운영의 모범사례로 꼽힐 정도로 도서관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양동의 순천시 평생학습지원과장은 "청소년 독서캠프, 책으로 떠나는 역사여행, 시민 문예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도서관이 지역공동체 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력과의 행복한 결합... '디지털 도서관'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국외에서는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유비쿼터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인쇄매체뿐만 아니라 디지털 출판물과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등장,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디지털 도서관'이 IT 강국인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수적으로 열세인 우리 도서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각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 목록을 제공·연결하는 링크서비스에 머물렀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자료를 수집·정리·보급해 누구나 디지털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은 574만 권에 이르는 도서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 국내 주요 도서관과 관련 국외 기관을 연결하는 도서관 정보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삶 속에 녹아들어... '작은 도서관' 운동 확산

전문가들은 도서관의 숫자도 적지만, 불편한 위치에 있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우리가 넘어야 할 숙제로 지적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이런 문제를 없애기 위해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생활 밀착형 도서관으로 주로 주민자치센터, 마을회관 등 접근성이 편리한 기존 공공시설을 리모델링해 운영한다. 지역 주민들은 누구나 이곳에 모여 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나눌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08년까지 총 190여 개의 작은 도서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국 179곳의 지자체로부터 신청을 받았고, 이중 45개를 선발, 리모델링과 정보화시스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작은도서관진흥팀 관계자는 "기존의 새마을문고 등 '문고' 형식의 시설이 도서관 수준이 미치지 못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작은 도서관 운동"이라며 "앞으로 전국 3700여 개의 읍·면·동마다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지구촌 도서관계자 지식·정보교류의 장

▲ 본 대회에 앞서 열린 ‘세계의회도서관총회’에서는 69개국 의회 관계자와 도서관인들이 모여 입법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실질적인 서비스와 기술에 대해 정보를 나눴다.
전 세계 도서관인들의 축제인 ‘2006 세계도서관정보대회’(조직위원장 신기남)가 20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대대적으로 열리고 있다. 국제도서관협회연맹(IFLA)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올해로 72회를 맞은 명망 있는 국제대회.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도서관계 전문가들이 정보 관련 산업에 대해 새로운 지식을 교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올해에는 5000여 명의 국제 전문가들이 참석 중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는 ‘도서관: 지식정보 사회의 역동적 엔진’으로 47개 분과에서 총 215개의 회의와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다.

눈에 띄는 회의로는 ▲디지털도서관 프로젝트 발표(20일) ▲상호대차·자료공유(20일) ▲어린이·청소년도서관 독서(21일) ▲점자도서관(22일) ▲과학기술도서관(23일) 등이 있다. 이밖에 전시회, 문화의 밤, 포스터세션, 도서관 탐방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본 대회에 앞서 16일부터 19일까지 ‘제22차 세계의회도서관총회’가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렸다. 47개 분과 중 하나인 의회도서관분과위원회 회의로 매년 세계도서관정보대회가 열리는 국가의 의회도서관 주최로 회의를 갖는다.

신기남(열린우리당 의원) 조직위원장은 "세계 도서관인의 만남의 장이자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 문화에 접목하는 문화의 전시장이 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개막식에는 행사 관례에 따라 개최지 노벨상 수상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했고, 평소 도서관운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도 명예위원장으로 참석했다. 문의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조직위원회 02-535-7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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