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책 마을에 놀러 가자

[아가와 책 37] 파주 출판 도시를 소개하는 책 <책이 있는 마을>

등록 2006.08.24 15:18수정 2006.08.2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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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책은 어디서 만드는 거예요?"

a 책 <책이 있는 마을>

책 <책이 있는 마을> ⓒ 파란자전거

한창 책을 좋아하는 아이의 이런 질문은 엄마를 당황하게 만들기 십상이다. 어릴 적 온갖 재미있는 얘기가 잔뜩 담긴 책들이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하고 궁금했던 나는 '출판사'라는 곳을 알게 되고 나선 참 신기했었다. 아마 지금의 아이들과 마찬가지의 마음일 것이다.


재미난 이야기들이 글자로 표현되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글자를 찍어내어 책으로 만드는 과정도 참 흥미롭기 그지없다. 특히 개학하기 며칠 전 학교 소집일 날 커다란 트럭에 가득 실려 운반되던 교과서들은 그 놈의 '책 공장'이 어떤 곳이기에 이렇게 많은 책을 똑같이 만들어내나, 의문을 증폭시키기 충분했다.

<책이 있는 마을>은 이처럼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다. 특히 최근 파주에 조성된 파주 출판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그 곳을 방문하기 전에 읽으면 더 도움이 된다. 아니면 출판 도시 견학 후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책 만드는 공정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여러 사람들의 땀과 노력, 고민이 담겨 있는 '책'

"책 한 권이 우리 손에 들어오기까진 참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해요. 출판사에 있는 분들은 새롭고 멋진 책을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작가는 좋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잠을 설치죠. 출력실과 인쇄소에서 일하는 분들은 더 많은 이들에게 책을 소개하고자 땀을 뻘뻘 흘리며 기계를 작동하지요. 한 권의 책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던 여러 사람들의 땀과 노력, 고민이 담겨 있어요."

이렇게 서문을 시작한 저자는 연두와 주황이라는 두 어린이의 파주 출판 도시 견학담을 풀어 놓는다. 독후감 응모에서 책벌레 상을 받게 된 연두는 책 만드는 마을, 파주 출판 도시로 초청 받는다. 늘 책 찢기에 바쁜 동생 주황이를 데리고 가라는 엄마 말씀에 두 어린이는 스스로 이 곳을 방문하게 된다.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출판 도시로 간 아이들은 신기한 것도 많고 보고 싶은 것도 많다. 이 곳에는 시골에서 옮겨온 한옥도 있고 다양한 미술가들이 개성을 살려 지은 출판사 건물도 있다. 천연기념물이 많이 살고 있는 뒷산은 이곳을 따뜻하고 생기 넘치는 공간으로 지키는 역할을 한다.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출판 도시의 모습이 잘 묘사된 책의 내용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만한 내용들이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하나하나 자세히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바로 책을 쓰는 작가. 이 사람이 없으면 아마 책은 세상에 태어나지도 않을 것이다.



작가, 편집자, 디자이너, 인쇄 담당자, 그림 작가...

"글을 쓰는 일은 쉽지가 않아. 처음엔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신나게 시작하지만 쓰다 보면 생각처럼 안 될 때가 많거든. 다음에 어떤 이야기를 전개해야 할지 몰라서 며칠 동안 덮어 두기도 하고, 알맞은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사전을 뒤적거린 적도 많지. 그때마다 여기 편집자 언니가 용기를 북돋아 주었단다. 작가가 원고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편집자의 임무거든."

작가 외에도 책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사람은 참 많다. 편집자, 디자이너, 인쇄 담당자, 그림 작가 등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책. 출판 도시를 둘러보면서 책벌레 연두는 책을 더 사랑하게 되고 늘 책을 찢었던 말썽쟁이 주황이는 책을 소중하게 다루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책은 작가가 꾸며낸 창작 동화이지만 구석구석에 책에 대한 정보와 파주 출판 도시에 대한 안내가 잘 나와 있어 도움이 된다. 엄마 아빠가 함께 보면서 책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고 출판 도시 견학을 함께 가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파주 출판단지'를 찾는 것도 좋을 듯

금속활자를 최초로 만든 우리 선조들을 생각할 때, 우리도 다른 나라 못지않게 책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민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책 전시회 하나 없으니 어찌 보면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나 텔레비전과 같은 자극적이고 시각적인 매체에 노출되어 있어 진득하게 앉아서 책 한 권 읽기가 어렵다. 게다가 학교며 학원이며 가야 할 곳이 많아 아이들이 조용하게 책 읽을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

아이에게 책의 소중함을 알려 주고 이 작은 활자 세상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이 책을 보여 주는 것도 좋겠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쉬는 날 아이를 데리고 출판 도시를 한 번쯤 견학시켜 주자. 아이들은 의외로 자기가 체험한 것을 좋게 여겨 책을 더 아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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