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꽃이 핀 밤은 유난히 별이 많았는데.....노태영
부추는 전라도에서는 ‘솔’이라고 하고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한답니다. 부추는 특히 정력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월담초’라고도 합니다. 부추를 많이 먹으면 옆집 담을 넘을 수밖에 없다네요. 옛날 사람들의 언어 수사의 재치가 보이죠. 옛날에 흔한 것이 부추였습니다. 그다지 손이 많이 가지 않아도 잘 자랐습니다. 그래서 구하기 쉬워서 자주 요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많이 먹도록 하기 위해 ‘월담초’라고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보신탕이나 추어탕에 많이 들어가는 채소입니다. 그리고 각종 찌개나 수제비죽에 넣어 먹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장마철에 부추전을 해서 막걸리 한잔 곁들이면 그만입니다. 어렸을 때는 막걸리는 못 마시고 연신 부추전만 아버지 옆에서 허천나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생과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고 싸우면서 말입니다.
지난 장마철에 시골에서 부모님이 주신 부추를 아내에게 아양을 떨어 부추전을 해서 막걸리와 함께 먹어 보았더니 어머님 생각과 고향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바로 고향의 맛 그대로였습니다.
부추꽃은 작지만 화려합니다. 하얀 꽃이 솔(부추)밭을 덮으면 동화의 나라처럼 깨끗한 작은 세상을 만들어냅니다. 꽃을 자세히 보고 있노라면 별꽃처럼 정교한 꽃잎들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꽃이 여러 개가 모여 하나의 꽃송이를 이룹니다. 특히 솔밭 냄새는 파에서 나는 냄새와는 달리 은은한 풀내음이 코끝에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텃밭에서 자란 부추는 냄새가 진하지만 우리가 식당에서 먹는 부추는 그냥 풀냄새만 납니다. 어머님의 손길로 자란 부추와 그렇지 않은 부추는 다른 가 봅니다.
덧붙이는 글 | 노태영기자는 남성고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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