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5K, 중력가속도 제한장치 왜 작동 안했나"

평통사, F-15K사고 전면 재조사 촉구

등록 2006.08.28 17:42수정 2006.08.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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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심규상

"베테랑 조종사 2명이 동시에 16초간 의식상실 상태에 빠졌다는 게 말이 되나?"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이하 평통사) 회원 20여명은 28일 오후 계룡대(충남 계룡시) 공군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겸한 시위를 열고 F-15K 사고의 전면적인 재조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군이 발표한 F-15K기 추락사고 원인조사 결과는 여러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다"며 전면적인 재조사와 함께 F-15K 훈련 및 도입 중단, 조사결과 자료공개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공군은 지난 6월 7일 경북 포항 앞바다에 추락한 F-15K의 사고원인에 대해 조종사가 기체 고도를 급하게 높이는 과정에서 과중한 중력을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의식을 잃었기 때문(G-LOC)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힌 바 있다. G-LOC(Loss of Consciousness)이란 전투기가 공중에서 급선회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원심력을 조종사가 견디지 못할 경우 뇌로 보내는 혈액량이 줄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평통사는 공군참모차장 면담요구서를 통해 조목조목 의혹을 제기하고 면담을 통한 답변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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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심규상

[의문1] 베테랑 조종사 2명이 동시에 의식을 잃었다고?

우선 이들은 베테랑 조종사 2명이 동시에 16초간 의식상실 상태에 빠졌다는 공군측 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베테랑 공군 전역 조종사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의식상실 상태에 빠질 수 있지만 의식상실이 되면 조종간을 놓게 되고 이때 중력가속도가 내려가 곧바로 의식회복 상태가 된다. 이 때 의식 상실 상태 지속은 길어야 2-3초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의문2] 조종간 자동수평장치 결함 없었나?


이들은 중력가속도를 줄여 주는 장비의 작동여부에도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설령 조종사들이 의식을 잃더라도 조종간을 놓아 안전장치가 자동으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며 "관련 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기체결함 여부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의문 3] 중력가속도 제한장치 왜 작동 안했나?

이들은 첨단전투기에 설치된 중력가속도를 통제하는 장치인 GLC(G Limited Control)가 작동하지 않은 데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GLC가 장착돼 있지 않은 낡은 전투기거나 장착돼 있었다면 왜 작동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이다.

[의문 4] 블랙박스 인양 안했나, 못했나?

이들은 공군이 사고 원인 규명에 핵심적인 블랙박스 인양을 조기에 포기한 이유에 대해서도 의문부호를 찍었다.

이들은 "사고기 잔해 75%를 수거했고 잔해가 발견된 위치는 수심이 50m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공군당국이 블랙박스 인양을 한달만에 포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의문 5] 졸속조사, 미국측 압력 때문?

이들은 공군측이 서둘러 애매한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 F-15K를 중단없이 도입하고 한·미 동맹에 미칠 악영향을 막기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이번 공군측 조사결과에 따라 사고기는 전투기 추락에 따른 배상금 1000억원을 못 받게 됐다.

게다가 "지난 2004년 10월 현재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사중인 항공사고 중 28건이 1년 이상 된 사고인데 우리군이 서둘러 조사를 끝낸 것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평통사 박석분 평화군축 팀장은 "공군측이 사고원인에 대해 진심으로 책임있게 규명하려고 한다면 조사결과를 공개하고 기계상 결함 문제 등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한다"며 "납득할 만한 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 F-15K 도입과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군측은 군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사고기의 기체나 엔진에는 아무런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고 당시 조종사 2명이 낮아진 비행고도를 회복하는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중력가속도(G:Gravity)에 노출돼 의식을 상실(G-LOC)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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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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