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범수씨가 제사 후 막대기로 부모님 묘소의 이곳저곳을 긁고 있다.안서순
유씨는 타고난 효자였다. 세상 사람들은 그를 기인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에 대해서는 전혀 상반된 평을 하고 있다. 하나는 '정신 나간 사람'이라는 거다.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게다가 가정을 책임질 가장으로써 무책임한 행위'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비록 시대에 맞지 않는 일이나 부모님께 대한 효는 시대의 귀감이 되고도 남는 다'는 의견이다.
김현구 전 서산시문화원장은 "이 시대에 누가 4년 동안 산속 묘소 옆에 초막을 짓고 기거하면서 조석상식(朝夕常食)을 올리고 눈이오나 비가 오나 묘에 나가 곡하고 세상을 멀리하고 근신하며 생활하느냐"며 "누구도 쉽게 따라하지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종수 춘천박물관 관장은 "담제 다음에 지내는 길제는 이제 문헌상으로만 존재할 뿐 이를 직접 행하는 일은 희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이 뭐라 하던 유씨는 한결같이 초연하다.
"자식이 효를 행한다 한들 받은 은혜에 비하면 천분지, 만분지일에도 못 미치는데 남이 뭐라고 한다고 그 눈치를 본대서야 올바른 효가 된대유?"
그는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기인이 아니었다. 다만 효를 행하는 방법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것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방방곡곡에 효 사상이 제대로 설 때 비로소 살기 좋은 강산이 저절로 만들어 질 것입니다, 효는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바른길을 가는 것이거든요."
유씨는 효를 '종교위에 선 철학이며 생활의 규범'이라고 정의했다. 지난 5월 탈상 이후 유씨는 인천 집에서 충남 서천군의 월기문화원을 오가며 '효'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 유씨는 "효 사상을 이 땅에 다시 세워 세계의 효를 전파하는 '신 동방예의지국을 만드는 게 평생의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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