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

[노 대통령 특별회견-사행성 게임 파문] "비싼 수업료 낸다고 생각해달라"

등록 2006.08.31 19:00수정 2006.08.31 19:56
0
원고료로 응원
a 2.노무현 대통령은 31일 밤 10시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될 특별회견에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피력했다.

2.노무현 대통령은 31일 밤 10시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될 특별회견에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피력했다. ⓒ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이 '바다이야기' 등 사행게임 파문에 대해 사과했다.

노 대통령은 31일 밤 10시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될 대통령 특별회견에서 '사행성 게임 파문과 관련해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국민들한테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한명숙 국무총리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 29일 공식사과한 데 이어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표명을 한 것이다.

이번 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그동안 청와대가 유지해온 '진상규명후 사과'라는 기조와는 차이가 있다. 이는 정부가 이미 정책실패라는 점을 인정했고, 국무총리와 여당 대표의 대국민 사과 후, 여론이 대통령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을 계속 외면하기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국민에게 나서는 계기가 생겼기 때문에 사과를 하게 된 것"이라며, "차후 진상이 규명되고 대책이 마련되면 또 사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진작 사과하지 않은 것은 위로 수준의 사과라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정책적 책임이나 오류에 대한 책임으로서의 사과를 하는 것은 좀더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도의 허점·산업정책·규제완화 정책·부실한 도박 단속이 모두 뒤엉켜서 아주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책임이 조금씩 조금씩 다 모아져서 크게 돼 버린 것이어서 대책을 세우기도 상당히 쉽지 않다"며 "정부가 특별팀을 만들어서 (문제점) 전체를 분석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완벽하게 세우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책임소재 규명과 대책과 함께 국민들께 다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해, 향후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우리가 비싼 수업료를 낸다고 생각하고 좀 인내해 주시기 바란다"며 "반드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꼭 그렇게 마무리를 지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자기해명은 허용돼야 대통령도 숨쉬고 산다"


a 


노무현 대통령은 31일 밤 10시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될 대통령 특별회견에서 최근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는 '바다이야기'와 관련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1일 밤 10시 한국방송(KBS)에서 방영될 대통령 특별회견에서 최근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는 '바다이야기'와 관련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 청와대 제공

조카인 노지원씨와 관련, '권력형 비리는 아니다'는 발언이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고 해석할 수 있지만, 대통령으로서도 최소한 자기 방어를 할 권리는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조카 이름이 마구 떠오르고 하는데, 최소한 그 점에 대해서 자기 해명 정도는 허용이 되어야 대통령도 숨을 쉬고 살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계속해서 "옛날에는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싶으면 아마 대통령이 직접도 아니고 간접으로, 그것도 공개가 아니고 은밀히 아마 그런 그 사인을 주고 했을지 모르겠다"며 "지금은 가이드라인 자체가 존재하지 않고, 대통령 말 듣고 거기에 수사 수준을 맞추는 검찰은 이미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디에서 얼마만큼 부정이 있었냐, 또는 게이트가 있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고, 검찰 수사가 끝나는 대로 제 의견을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견은 30일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 40분간 청와대에서 진행됐으며, KBS 9시 뉴스의 정세진·홍기섭 앵커와 노무현 대통령의 질의 응답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의 언론 단독회견은 지난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 이어 3주 만이다.

노 대통령의 잇단 언론 접촉은 지지세력이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2. 2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3. 3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결혼-육아로 경력단절, 배우 김금순의 시간은 이제 시작이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