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반 후회 없다, 대통령은 후회하면 안돼"

[노 대통령 특별회견-국정운영] "코드 인사? 책임정치의 원칙"

등록 2006.08.31 19:00수정 2006.08.3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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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제공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분명한 것은 문제가 많다 많다 했는데, 제가 부시 대통령을 가서 만나보니까 만날 때마다 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라며 "작계 5029, 전략적 유연성 그밖에 '노무현이가 한·미 관계, 한·미 동맹 깨먹을 거다' 이렇게 난리를 치던 그 주제에 관해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서 깔끔하게 정리하고 와 버렸다"고 말했다.

다음달 14일 열린 예정인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북핵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면서 "서로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조정하면서 그렇게 풀어 나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코드 인사 없어지지 않을 것"

이재용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등에 대한 '코드 인사'논란과 관련해서는 "능력 없는 사람은 가까워도 쓰지 못하지만, 능력이 있으면 정치적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을 써야 한다"며 "코드 인사라는 이름이 좀 마땅치 않지만, 정당정치·책임정치의 당연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같은 곳에서 순수 전문가가 대통령의 개혁 정책을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적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가야 개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얘기를 뒤엉켜 놓은 의미 없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정실 인사라고 말할 때도, 바깥에서 사람을 데리고 올 때도, 개방형 인사도 낙하산이라고 하고, 정치권에서 오면 다 낙하산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보면 정부부처는 장관이 바깥에서 많이 오기 때문에 낙하산이 되는 것이고, 대통령도 낙하산이라는 논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인사(코드 인사)는 과거에도 있었고,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을 것을 계속 잘못된 것으로 하면 국가 운영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일을 너무 많이 벌인 것 같아 힘들었다"


집권 3년반 동안 후회하는 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후회는 없다, 대통령은 후회하면 안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안방폐장문제, 행정복합도시, 용산 기지 이전, 전작권 환수,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을 거론하면서 "힘들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왜 힘든가 돌이켜보면 일을 너무 많이 벌인 거 같다"고 했다.

그는 계속해서 "(이런 사안들은), 옛날에 국민들이 다 해야 된다고 하고, 지도자들도 해야 된다고 결정해 놓은 거, 해 놓고 안 한 거, 그 뒤에 지금 마무리 해 가는데, 그렇게 힘이 든다"며 "제가 새로 벌린 것은 FTA인데 FTA는 시대 흐름이니까 안 할 수 없는 것이고, 그런 점에 있어서 아쉬움이 좀 있다"고 말했다.

'남은 임기 동안은 일을 펼쳐 나가기보다는 모아나가겠다'는 발언의 의미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생기고 나라가 시끄러우니까 국민들은 짜증내고, 지지도는 자꾸 떨어지고, 저도 힘이 들어서 그렇게 말했다"며 "그러나 실제로 할 일은, 할 일은 제때 해 줘야 되고, 그래서 끝까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도 (2002년 대선 직전인) 11월에 개성공단 남북 합의를 했고, 지금 한창 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 정책도 아주 말년이 다 돼서 했다"며 "역시 할 일은 하고 또 하니까 그 다음 정부가 이어가게 되고 국민적 사업이 된다"고 말했다.

또 "어쨌든 이제 동시에 일이 많이 벌어지면 불만 있는 사람들이 자꾸 많아져서 나중에 전체적으로 큰 불만과 저항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 어려움"이라고 토로했다.

"반대하는 사람들 이론대로 된 게 어디 있나"

그는 회견 말미에 "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잘못된 것은 비판하고 반대해야 하지만, 사사건건 무조건 모두 다 반대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우리가 큰 진통을 겪고 이렇게 왔는데, 지금 와서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론대로 된 게 어디 있느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칠레FTA 문제와 GM의 대우자동차 인수문제와 관련해 자신이 계란을 맞았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농업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농업 다 망한다고 했는데, 잘 가고 있고, 대우도 GM이 들어와서 해고자들도 다 복직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때 반대투쟁했던 사람들 여전히 일만 생기면 반대투쟁에 앞장 서 있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또, 미군기지 평택이전 반대운동과 스크린쿼터 사수운동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자신의 전통적인 지지층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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