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자료사진).
오마이뉴스 남소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4일 퇴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최근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 같은 당 대권주자들의 대구·경북지역 방문이 있은 후 이어진 방문이라 더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지역기자들과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를 향한 비판과 한나라당 정권재창출의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는) 정치도 경제도 정상적인 것은 거의 없다고 국민들은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가 외교도 (주변국들에게) 거의 왕따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고 북한도 미사일 등 안보위협도 심한 상황"이라고 현 정부를 겨냥해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가장 시급한 것은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으로 바로 잡는 것"이라면서 "그 바탕 위에서 경제도 회생할 수 있고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논란을 빚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서도 자주권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전작권 문제를 두고 '자주'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자주와 관련된 문제는 아니다"면서 "국민을 안전하게 지키느냐, 전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느냐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국가나 대통령의 가장 큰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있다"면서 "(전작권 환수는) 너무 시기상조이고 우리도 준비가 안 된 상황"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작권, 자주 문제 아니다"...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들 눈물 빼"
박 전 대표는 또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전국적으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바로 잡겠다고 해서 건설 경기만 죽여놨다"면서 "세금 폭탄으로 서민경제만 더 힘들게 돼 버렸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복지와 분배를 강조하는데 가장 효율적인 분배는 성장"이라면서 "실업자가 많이 생기다 보니 정작 필요한 노약자나 장애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정권교체의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박 전 대표는 "정권교체는 이미 여러 차례 국민들에게 약속드린 사항"이라고 전제하고 "현 정부는 (한나라당과) 노선이나 철학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국가의 정상화는) 정권교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이어 박 전 대표는 "5·31 지방선거 때 국민들이 현 정부와 집권당에 대해서 경고를 했는데 역시 마이동풍이었다"면서 "국가가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해야하고 (내년 대선이) 더 이상 우리나라가 벼랑 끝에 몰리지 않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또 "대선까지 1년 4개월이나 남았는데 대선을 이야기 하기엔 너무 이르다"면서 "산적한 일이 많은데 너무 가열되게 이야기 하는 것은 나라를 위해서도 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서울시장의 탈당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지만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고건 전 총리에 대해서는 "어떤 선택을 하고 행보를 보일지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후 행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정기국회가 시작하면 국회의원으로 할 일을 하겠다"면서 "대표 시절 초대 받은 나라가 많은데 미뤄둔 방문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박 전 대표는 또 별도 사무실을 국회 근처에 10월 초쯤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실은 확대된 비서실 개념으로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