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잃은 마애삼존불, 이유 있었네

백화 현상, 보호각 메운 시멘트 탓...문화재청, '보호각 지붕' 철거키로

등록 2006.09.05 09:31수정 2006.09.05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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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마애삼존불상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백화현상.
서산마애삼존불상 곳곳에 나타나고 있는 백화현상.안서순
'백제의미소'로 널리 알려진 서산마애삼존불(국보84호) 곳곳에 나타나는 백화(白化)현상의 원인이 보호각과 바위 틈새를 메운 시멘트의 성분이 빗물에 녹아내려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4일 문화재청 동산문화재과 관계자는 "한국건설안전기술원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서산마애삼존불에 대한 구조안전 진단을 한 결과 마애삼존불 곳곳에 나타나는 백화현상은 보호각을 세우면서 바위와 보호각 틈새를 메운 시멘트에 빗물이 스며들어, 성분이 녹아내리면서 나타난 현상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보호각의 경우 이미 문화재 심의위원회에서 철거하기로 결정한 만큼 대체방안을 강구한 뒤 빠른 시일 내에 철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간 백화현상과 불상 표면에 맺히는 이슬을 두고 보호각으로 인해 통풍과 통습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나타난 현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마애삼존불이 해가 뜨는 위치에 따라 변하는 얼굴표정을 잃은 것도 보호각으로 인해 자연채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 같은 의견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3월, 보호각의 앞면과 좌우측면의 벽을 허물고 지붕과 기둥만 남겨뒀다.

한국건설안전기술원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산마애삼존불의 경우 보호각 시멘트 성분에 의한 백화현상뿐만 아니라 오랜 풍화작용과 암질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박리형 균열 등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박리형 균열의 경우, 그 갈라진 틈으로 스며든 수분이 자연현상에 따른 동결융해를 반복하면서 점진적으로 갈라진 틈의 사이가 벌어지는 이격(離隔)현상이 진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애삼존불상을 에워싼 보호각
마애삼존불상을 에워싼 보호각안서순
이 밖에 균열 등 파손현상은 본존여래상에 4개소, 반가상 3개소, 이외부분에 1개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절리의 모서리 부분이 파손된 것으로 보아 풍화와 외부충격에 의해 발생한 현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락(剝落- 돌에 새긴 조각이 오래 묵어 긁히고 깎이어서 떨어지는 현상)의 가능성이 높은 표면박리현상도 모두 10개소인 것으로 조사되어 빠른 강화처리 등 보수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균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여부는 1년 동안 조사한 자료만 가지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5년 이상의 장기적인 계측을 갖고 판단할 문제로 정확한 자료를 얻은 다음 영구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산마애삼존불의 보호각은 지난 1962년 마애삼존불이 국보84호로 지정되면서 눈, 비 등 풍화작용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나무로 겉집을 짓고 양철 지붕을 씌워 만든 것이다. 이후 1978년 양철지붕을 씌우는 등 허술하게 지은 보호각이 국보와 어울리지 않는다며 기와지붕 형태인 현재 모양의 보호각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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