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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다이야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네요.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돈 냄새는 풀풀 풍기고, 정부는 발뺌하려고 발버둥치고, 여야 정치권은 서로 네 탓 타령만 하고 있으니 국민들은 그저 기가 차고 분노만 일 뿐입니다.
이 와중에 피해보는 건 언제나 국민이죠. 이 게임에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어 가정이 파탄되고 다니던 직장에서까지 쫓겨났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더군요. 보도에 따르면 이 바다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이 공중에 날린 돈이 6조원도 넘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던데.
물론 도박 게임에 정신을 못 차리고 가정파탄에 직장까지 잃을 정도로 도박게임에 몰두했다면 변명의 여지없이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근데요, 이게 그 사람들만의 잘못인가요?
사실 온 국민의 도박의 장으로 달콤하게 유혹한 게 누구입니까? 정부와 정치권, 게임업자들이 아닙니까? 게임업자는 서민 주머니 빼낼 생각에 가장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게임도박을 계획했고, 정부와 정치권은 뇌물 등을 받으면서 이를 묵인한 거 아닙니까?
게임도박을 한 사람도 잘못이겠지만 잘못을 저지르라고 부추긴 근본적 원인 제공자는 분명히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인 비리 정부와 비리 국회의원, 비리 게임업자 등에 있습니다. 그들부터 죄를 물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오늘 거리를 지나다 경찰서에서 걸은 현수막을 보았는데, 뭐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화가 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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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허가해 놓고 이제와서 공권력을 동원해 게임업주와 국민을 단속하겠다니, 더구나 먹고 살려고 취업한 게임업체 종업원이 무슨 죄라고 '도박방조'라는 죄목을 들어 처벌하려하는 겁니까. ⓒ 장희용
사진에서 보았듯이 현수막에는 '가정을 파괴하는 PC 도박 그래도 하시겠습니까?'라고 써 놓고는 오는 10월 28일까지 집중단속을 한다고 써 있습니다. 단속대상은 '도박개장 죄'로 '업주'를 단속하고 '도박방조 죄'로 '종업원'을, '도박행위'로 '손님'을 집중 단속하겠다는 현수막입니다.
도박, 당연히 하지 말아야죠. 근데 웃기지 않습니까? 단속대상으로 도박개장 죄로 업주를 단속하겠다고 하는데, 물론 업주들도 돈을 벌려고 한 행위이기 때문에 단속을 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정당하지만, 그들을 단속한다는 엄포에 앞서 도박개장 죄는 정부나 정치권에 있습니다.
단속하고 죄를 물으려면 그쪽부터 죄를 물어야 순서 아닌지요? 뇌물 받고 다 허가해주고 나서는 이제 와서 도박개장 죄를 묻는다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네요.
더 웃긴 건 '종업원'을 도박방조 죄로 단속한다는 겁니다. 잘못이 있다면 도박게임 허가해준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돈 벌려는 욕심에 뇌물을 건넨 게임업체에 있지, 먹고 살려고 취업한 종업원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도박방조'라는 거창한 죄목을 씌우려 하는 건지. 이건 분명 힘없는 사람에 대한 국가 폭력입니다.
국민이 국가에게 부여한 그 권한은 이렇게 국민을 향해 쓰라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툭하면 무력 진압하고 국민 협박하는데 쓰는 공권력, 제발 저 높디높은 곳에서 세상을 조롱하며 사는,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국가를 위해, 국민을 위해서'라고 떠들어 대는 그 양반들한테 좀 휘둘러보시지요. 국민들은 그런 공권력을 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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