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의 후예 내이멍구 사람들

[내몽골 여행체험기 1] 사막과 초원을 누빈 도시유목민들... 게르에서 하룻밤

등록 2006.09.06 22:03수정 2006.09.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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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여는 내몽골 사람들.
아침을 여는 내몽골 사람들.윤병두
내몽골의 수도 호화호특시의 아침은 끝없는 자전거 행렬로 시작되고 있었다.

인구 120만명이나 되는 내몽골의 수도 호화호특시의 아침은 활기가 넘쳐흘렀다. 내몽골은 한반도의 5배가 넘는 넓은 땅, 풍부한 지하자원과 더 넓은 초원과 사막을 지니고 있는 천혜의 관광지이다. 러시아, 몽골, 동유럽을 연결하는 2천km 넘는 국경지대로 중국의 전략요충지로 중요하다.


내몽골의 전체 인구 약 2400만명. 내몽골의 산업을 일으킨 원동력은 120종이 넘는 지하자원, 이 중에서 3m 깊이만 파면 나올 정도로 풍부한 석탄은 화력발전을 일으켜 동북 3성과 북경에 전력을 충당하고 남는다고 한다. 내몽골을 지나는 황하강 줄기가 800km나 되며, 이 주변의 기름진 옥토는 원예산업이 발달하고 초원을 이용한 낙농산업은 중국 전체 유제품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산업화를 향해 활기차게 전진하는 모습은 오늘의 중국을 보는 것 같았다.

황사의 현장, 초원이 사막으로 변해가고.
황사의 현장, 초원이 사막으로 변해가고.윤병두
내몽골의 고민 중 하나는 초원이 사막화되어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다. 우리가 매년 겪고 있는 봄철 황사는 바로 이곳이 발원지라고 하니 가히 짐작이 간다. 초원과 사막주변에 나무심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사람의 힘으로는 역부족인 듯싶다. 사막화와 황사는 결국 인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생각하니 그저 안타까운 생각뿐이다.

낙타 등에 몸을 싣고 소리사막으로...

낙타 등에 몸을 싣고.
낙타 등에 몸을 싣고.윤병두
우리 일행은 지금 인산산맥을 따라 사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인산산맥의 웅장한 바위산과 주변에 펼쳐진 자연 풍광은 천하를 통일했다던 칭기즈칸의 위용을 보는 듯 병풍처럼 이어지고 있다. 바로 이 산을 넘으면 만리장성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황하 강가의 끝없이 이어지는 해바라기 꽃의 반가움도 뒤로한 채 3시간 만에 도착한 향사막은 끝없는 모래 무덤으로 시야를 황홀하게 했다.

향사막은 소리사막이라고도 한다. 사막의 회오리바람이 모래와 부딪치며 나는 소리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고비사막으로 이어지는 지류이며 실크로드로 향하는 길이기도 하다.


낙타 등에 몸을 싣고 고비사막을 향해 우리는 정처 없이 떠난다. "낙타 등에 몸을 싣고 사막을 걸어가면 / 황혼의 지평선에 석양도 애달프라…." 노래 가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 간다. 낙타를 타고 산 정상에 오르니 온 천지가 온통 모래와 하늘뿐이며 나는 문득 페르시아의 왕이 되어 아라비안나이트의 천일 야화 속에 왕비가 들려주는 신비와 모험의 얘기를 듣고 있는가 보다.

초원의 유목민이 되어 게르에서 하룻밤


환영광림, 방문을 환영하는 내몽골 아가씨.
환영광림, 방문을 환영하는 내몽골 아가씨.윤병두
최근 Womard(우마드)가 신조어로 떠오르고 있다. 유목민(Nomad)과 여성(Woman)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다. 컴퓨터 등 IT 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현대인은 일정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도 이동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이는 새로운 유목민의 성향으로서 이와 같은 현대인의 삶을 '도시 유목민'이라 표현한다. 우리 일행은 우마드 생활에서 벗어나 노마드를 체험하기 위해 초원을 향해 떠나고 있다.

끝없는 초원 그러나 초원은 너무나 앙상하고 사막화되어가는 과정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더했다. 마을 어귀에 환영 나온 젊은 기마병은 깃발을 들고 우리를 안내하고, 전통의상을 입은 몽골처녀들이 민요를 부르며 은빛 술잔에 40도가 넘는 술을 따르면서 환영을 표한다. 오른손으로 받아 왼손으로 옮긴 뒤 손가락에 술을 적셔 하늘 한번, 땅 한번 그리고 얼굴에 한번 적신 후 다 마셔야 예의를 다하는 거란다

몽골인의 민속무용.
몽골인의 민속무용.윤병두
민요를 부르며 술을 권하는 몽골아가씨.
민요를 부르며 술을 권하는 몽골아가씨.윤병두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샤머니즘의 의식을 그대로 따라하며 그 독한 술을 마셔야만 했다. 초원에서 말을 타는 것은 또 다른 맛이 있다. 처음 타보는 말이지만 순하고 길 들려져 있어 잘 따라준다. 우리는 더 넓은 초원을 향해 말을 달리며 칭기즈칸의 후예가 된 것처럼 하늘 끝닿는 초원을 향해 달려간다.

초원의 양떼들이 구름처럼 몰려다니고 석양의 뭉게구름도 더없이 아름답다. 초원에서 양떼가 수차례 지나가고 나면 풀밭은 금세 망가지고 만다. 그래서 Nomard(유목민)들은 새로운 삶의 터전 초원을 찾아 또 떠나야만 한다.

아침식사는 말 젖이요, 연료는 말똥으로...

초원 위의 하늘과 게르.
초원 위의 하늘과 게르.윤병두
몽골 쪽의 전통음식 중에 가장 극진한 대우를 하는 것은 양고기라 했다. 양고기를 넣어 요리한 음식은 그런대로 먹을 수 있었다.

몽골인의 아침 식사는 아침에 일어나 말 젖을 짜서 따끈하게 끌인 후 차로 시작하며 쌀죽과 빵(일명 무릅빵) 기장 쌀 등이 전부였다. 말 젖이라 그런지 갈색이 나고 수프 같기도 한데 입맛에 맞지 않는지 모두 외면하고 빵과 죽으로 해결한다.

예전에는 게르에서만 살았으나 중국정부가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벽돌집을 지어주었으며 집과 담장은 모두 진흙과 말똥을 이겨서 덧칠을 하여 보온효과를 높이고 있었다. 마을언덕에는 돌무덤을 쌓아 놓고 제사를 지내는 곳 '오보'는 우리네 서낭당과 같은 것으로 우리 민족의 전래하던 생활방식이 유사함을 느꼈다.

초원의 한복판에 둘러 않아 모닥불을 피워놓고 몽골의 전통춤과 노래를 듣는 것도 또 다른 추억이었다. 문명의 이기가 초원에도 예외가 아니다. 원동기를 돌려 전기를 일으키고 앰프를 사용하는 것도 21세기형 유목민의 사는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더 넓은 초원에 둘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초롱초롱한 별빛을 받으며 깊어가는 초원의 밤을 체험했다.

몽골 유목민의 정착 주거.
몽골 유목민의 정착 주거.윤병두
말먹이 보관 창고와 움막.
말먹이 보관 창고와 움막.윤병두

덧붙이는 글 | 지난 8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3박 5일) 내몽골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여행기입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8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3박 5일) 내몽골을 여행하며 보고 느낀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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