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사랑실천협회가 남양주시에 보낸 문서. 사진의 이름과 핸드폰번호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 사용하지 않는 전화번호다.오마이뉴스 김영균
중복된 사진을 게재한 문서로 경기도 구리시와 남양주시로부터 수백만원의 이중 보조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동물사랑실천협회(대표 박소연)가 유기동물을 발견한 신고자까지 가공인물로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6일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올해 6월 남양주시청에 보낸 '유기동물 포획 및 관리대장(포획대장)'에 나와 있는 '의뢰자(신고자)'는 실재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로 밝혀졌다. '의뢰자'란 개, 고양이 등 유기동물을 처음 발견해 시청이나 구조단체에 신고한 사람들을 말한다.
또 "사진중복게재는 실수"라는 박소연 대표의 해명과 달리, 이를 지시한 사람이 박 대표라는 증거와 증언도 나왔다. 따라서 단순한 실수였다는 박 대표의 해명도 설득력이 약하게 됐다.
의뢰자 연락처 13개중 11개 '결번'... 2명 "그런 사람 없다"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올해 5월 포획했다고 남양주시청에 보고한 문서에는 신고일자와 인수자, 품종, 연령, 체중, 의뢰자의 주소, 성명, 전화번호 등을 써넣도록 돼 있다. <오마이뉴스>가 이 문서 중 임의로 뽑은 13장을 입수해 의뢰자의 전화번호로 일일이 확인전화를 해 본 결과 모두 '가공인물'로 밝혀졌다.
포획대장에는 김명숙, 김화숙, 임병환, 허미자 등 의뢰자 이름과 연락처(핸드폰번호)가 나와 있지만 13개 번호 중 11개는 결번이었고, 통화가 된 나머지 2명은 "그런 사람 없다"고 답했다. 그럴듯한 이름과 핸드폰번호로 가짜 문서를 작성한 셈이다.
지난해 찍어 둔 유기동물 사진을 올해 다시 게재하고 의뢰자까지 '가공인물'로 내세운 점을 종합하면 처음부터 없었던 유기동물을 마치 포획한 것처럼 속여 보조비를 받아냈을 가능성도 있다.
애초 박 대표는 지난해 사진이 중복게재된 것에 대해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본인이 직접 가짜 문서를 만들라는 지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 대표는 지난 8월 30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직원들이 한 일이라 잘 모르겠다"고 발뺌한 바 있다.
하지만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운영하는 위탁보호소 '행복한 둥지' 관계자 A씨는 "사진을 넣으라는 지시를 박 대표가 직접 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A씨는 박 대표로부터 받은 e-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e-메일에서 박 대표는 A씨에게 "날짜가 없는 것(포획대장)은 사진과 리스트 원래 있는 것하고 비교해서 알아서 쓰면 되요"고 썼다. 또 "사진은 대충 찍은 것 올리시구요"라고 나와 있다. 또 다른 메일에서도 박 대표는 "이것(포획대장)에다가 사진 붙여서 보내세요"라며 "나머지 세부사항은 그 아이와 맞춰서요"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