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지 내 배수로에서 시뻘건 물이 나오고 있다"

[인터뷰] 캠프 콜번 환경 오염 증언한 전 군무원 강호남씨

등록 2006.09.08 16:02수정 2006.09.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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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콜번(경기도 하남시 소재)에서 8일 오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했다. 캠프 콜번에서 24년간 근무했던 강호남(54세)씨가 오염실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콜번(경기도 하남시 소재)에서 8일 오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위해 방문했다. 캠프 콜번에서 24년간 근무했던 강호남(54세)씨가 오염실태의 심각성을 설명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경기 하남시의 캠프 콜번 환경오염 실태 조사의 중심에는 강호남(54)씨가 있다. 그는 1983년부터 24년 간 캠프 콜번에서 군무원으로 근무했다. 강씨는 요즘 캠프 콜번 환경 오염과 관련해 언론의 취재에 응하느라 바쁘다.

8일 문학진 의원 등 네명의 국회의원이 캠프 콜번 환경오염 실태 파악을 위해 부대 뒷산을 찾았을 때 쓰레기 매립지를 안내한 것도 그였다. 강씨는 캠프 콜번의 환경 오염 정도를 묻는 질문에 "매우 심각하다"며 주변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 캠프 콜번에서 얼마나 근무했나?
"1983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근무했다. 24년 정도다. 내 임무는 경비를 서는 일이었다. 그리고 10여 년 전까지 기지 주변 마을에서 살았다."

- 현재 캠프 콜번 오염문제가 심각하다. 미군이 기지 주변에 많은 쓰레기를 매립했다고 하는데.
"내가 직접 매립한 적은 없지만 1983년부터 미군이 지속적으로 기지 뒷산에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을 봤다. 쓰레기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뒷산으로 향했다. 일반 쓰레기뿐만 아니라 건축·도로 공사 등에서 나오는 폐기물들도 많았다."

- 기지 뒷산 옛 미군 통신기지 숙소 터도 오염이 심각하다고 들었다.
"현재 캠프 콜번에서 10분 정도 올라가면 미군 옛 통신기지 숙소 터가 있다. 이곳에는 아직까지 제거하지 않은 정화조와 물탱크가 녹슨 채 파묻혀 있다. 미군이 떠나면서 제거하지 않은 것이다."

- 정화조와 물탱크로 인한 피해는 어떠한가?
"정화조에서는 현재 2m 깊이의 분뇨가 차 있다. 현재 토양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다. 90년대 분뇨가 넘치는 일이 잦아 큰 문제가 됐다. 물탱크는 완전히 녹슬어 버렸다. 부대 근처 물탱크와 파이프관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파이프관이 모두 녹슬어 땅에 스며들었다. 그것을 제거하려면 산을 모두 파야 할 것이다."

- 기지 주변에 많은 쓰레기가 묻혀 있을 정도면 기지 내 역시 심각할 것 같다.
"부내 내에는 배수로에서 시뻘건 물이 나오는 곳이 있을 정도다."


- 쓰레기 매립과 관련한 주민들의 피해는 없었는가?
"2004 년 쓰레기로 인한 악취 때문에 주민들이 하남 시청에 민원을 많이 넣었다. 그 후 부대 밖 쓰레기 매립은 중단되었다. 그렇지만 쓰레기를 퍼내는 작업은 보지 못했다."

- 그 이후 쓰레기 매립은 어떻게 되었는가?
" 쓰레기를 실은 트럭들이 용산으로 향한다고 들었다. 용산에 쓰레기 처리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 캠프 콜번은 지난 97년 기지 정문 앞에서 기름이 새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 곳이다. 기름과 관련된 주민들 피해는 없는가?
"4년 전 마을에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 이 곳 사람들은 지하수를 퍼다 먹었다. 그 당시 지하수에서 끌어올린 물에 기름이 둥둥 떠 있었다. 당시 주민들은 '이 곳에 석유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말까지 했다. 다시 말해 상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 주민들은 기름섞인 물을 먹은 것이다."

- 하남시에서는 캠프 콜번 오염에 어떤 대책을 내놓고 있는가?
"조사하는 것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 특별한 권한이 없어서인지 몰라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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