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반환된 미군기지 캠프 콜번(경기도 하남시 소재) 뒷산에 8일 오전 미군들이 사용하다 버린 각종 폐기물들이 나뒹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 8일 오전 9시 25분]
캠프콜번 환경오염, 누구 책임이냐
42년만에 한-미 양국이 합의해 반환된 주한 미군기지를 놓고 양자가 서로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여당 국회의원들은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미군기지인 캠프 콜번의 환경오염 조사를 위해 방문요청을 했으나 국방부가 거절해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 문학진, 최재천, 우원식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오늘(8일) 오전 10시 이곳을 재차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캠프 콜번의 환경오염 조사가 진행되는 현장을 직접 방문, 현장중계할 예정이다.
여당 국회의원들이 방문을 불허한 캠프 콜번에 직접 찾아가 1차 현장 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현장에서는 국방부측과 부대 진입을 요구하는 의원들 사이에 충돌이 예상된다.
정부 "반환 합의됐어도 미군기지는 미국 공여지"
한-미 양국 정부는 지난 7월 15일 캠프 콜번을 비롯해 한국내 주한 미군기지 15곳에 대한 반환 합의서를 교환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반환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을 따지고 들자 책임 떠넘기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는 "(캠프 콜번을 포함한) 반환 예정기지는 현재 상태로는 한국에 반환되지 않은 미군측 공여지이고, 국방부에서는 시설안전관리 차원의 경비임무만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직까지 미군의 관리 아래 있기 때문에 한국 국회의원이라도 출입을 하려면 미군의 허가를 받으라는 얘기다.
국무총리실 역시 문학진 의원이 미군기지 방문의사를 밝혔을 때 "반환예정 미군기지는 SOFA 및 관련 규정에 따른 법적 절차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반환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환경오염 실태에 관해서는 "현재 환경부 주관으로 미군측 오염 치유 조치를 현장 확인, 조사 중에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기지 출입을 허가할 경우 이는 이미 반환이 완료됐다고 주장하는 미군측 입장을 추인하는 결과가 될 뿐"이라며 지난 7월 15일 반납됐다고 해도 환경오염 실태를 정밀 조사해 미군의 책임을 규명하기 전에 출입을 허가하면 나중에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무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기지 출입이 허가되면 앞으로 환경문제를 포함한 정식 반환절차에 따른 추가 협의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미군 "모든 관리권한 한국군에 넘겼다"
반면 미군은 "모든 관리권한을 한국군에 넘겼기 때문에 반환된 미군 기지의 통제권한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미 양국 정부가 환경오염조사와 치유 과정을 거쳐 합의에 이르렀으므로 미군의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가 지난 6월 15일에 보낸 서한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롤리스 부차관보는 서한에서 "(7월 14일 반환 합의했던 15개 시설을 포함해) 19개 시설에 대한 환경정화 조치를 완료했다"며 "19개 기지 시설들의 열쇠 및 부동산 이전 서류를 2006년 7월 15일에 전달했으므로 한국정부에 반환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군은 지난 7월 15일 반환 예정된 미군기지 19곳의 열쇠를 인수받았다. 또 이곳 미군기지는 한국군이 경계를 맡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정부도 '롤리스 서한'이 미국 국방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 캠프 콜번 현장조사... 국방부와 마찰일 듯
반환이 합의된 미군기지 19곳은 미군의 주장에 따라 지하저장탱크 등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협'(KISE)을 제거하는 조치만 취해졌다. 하지만 몇십년간 미군이 사용해 오염된 토지가 지하저장탱크 제거 등으로 복원될 수는 없는 일이다.
양국 정부가 국회의원들의 환경오염조사 요구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사 결과 심각한 오염이 발견될 경우 국민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미국으로선 이번 기지 반환이 전세계 미군기지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비용부담의 선례를 남길 우려가 있다. 한국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정부는 '오염자 부담원칙'에 따라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은 미국이 해결한다고 전국민을 상대로 홍보해왔다. 지금에 와서 말을 바꿀 수도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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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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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뒷산 땅 파봤더니 폐타이어·폐비닐이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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