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돌아간 종각역... 상인들 "덥다, 더워"

가스누출 사고 다음날, 사고 현장 가보니

등록 2006.09.09 15:53수정 2006.09.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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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서울 종각 지하상가에서 상가가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시민들의 출입이 재개되고 있다.
8일 오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서울 종각 지하상가에서 상가가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시민들의 출입이 재개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9일 정오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지하 상가. 전날 일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있었지만, 하루 유동인구 4만여명에 이르는 종각역 지하도는 다시 활기를 찾았다.

이날 종각 지하도 상가(총 81개)의 90% 정도가 평소대로 오전 10시께 문을 열었다. 하지만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전날의 사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는 등 가스 누출 사고의 여파는 곳곳에 남아 있었다.

이 곳에서 현재 환기를 위한 공조기는 정상적으로 가동 중이지만, 에어컨 가동은 중단한 상태다. 비 때문에 서늘해진 지상 날씨와는 달리 지하상가의 상인들은 더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강계명 상가 번영회장은 에어컨 가동 중단에 대해 "당연히 덥죠, '안 덥냐'고 묻는 건 약올리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래도 장사하는 사람들은 가게문을 열어야 하지 않겠냐"며 "전날 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 사람도 다수 가게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20대 여성은 "어제 한 두시간 소란이 있었을 뿐 오늘 영업은 문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지하도에서는 오후 1시께 갑자기 방송을 통해 원인모를 사이렌 소리가 났고, 상인들은 가게에 있던 고객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전날 사고로 인해 두통과 복통 등을 호소하며 시내 각 병원에 입원했던 67명은 대부분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가벼운 증상을 보인 50여명은 전날 퇴원했고, 약간의 구토증세를 보였던 17명도 이날 퇴원 예정이다.

1차 조사 마무리... 누출 지점 파악은 아직


8일 오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서울 종각 지하상가에서 한 소방관이 옥외 시설물에서 유독가스를 측정하고 있다.
8일 오후 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한 서울 종각 지하상가에서 한 소방관이 옥외 시설물에서 유독가스를 측정하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국정원·경찰·한국가스공사·소방방재청·서울시 등의 관계자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총 12명)은 이날 새벽 5시 20분까지 가스누출 원인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정확한 누출 지점과 시기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

합동조사단은 기계실의 흡수식 냉온수기 1·2호기를 모두 가동해 사고 원인을 찾아보고, 외부 굴뚝의 최상부에서 배기가스를 측정하는 등 밤샘 조사에 들어갔지만 원인을 찾지못하고 오는 5일 2차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9일 발표한 가스 누출사고 경위 및 대책을 통해 "냉난방기기 계통의 결함으로 인한 일산화탄소 방출로 추정되지만, 기계상의 결함인지, 배관상의 문제인지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사고의 원인을 기계실의 흡수식 냉온수기에서 LNG가 불완전 연소돼 일산화탄소가 대량 누출된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서울시는 시설관리공단 등 관련 기관들과 합동으로 10일까지 강남터미널·강남영·영등포역 등 대형 지하상가 3곳에 대한 일제 긴급 점검을 시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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