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이자, 엄마, 할머니이면서 친구였던 일레인을 추모하며.한나영
이 이야기는 벽에 걸린 동판을 보고 내 마음대로 추측해낸 상상일 뿐이다. 하지만 이런 상상이 사실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어머니를 기념하기 위해 도서관에 기부를 한 사람은 딸만 있는 게 아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느 아들 역시 사랑하는 아버지를 오래도록 추억하기 위해 도서관에 기부를 했다.
이같이 부모를 기념하기 위해 자녀들이 도서관에 기부를 한 경우는 많다. 메사누튼 도서관에는 온 가족이 한 여성을 아름답게 추억하는 동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어린이실에 붙어있는 일레인 스트로드맨(Elaine E. Strawderman)을 기억하는 동판이 바로 그것이다.
'아내이자, 엄마, 할머니이면서 친구였던 일레인을 추모하며.'
일레인은 온 가족으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여성인 듯 하다. 동판에는 '책은 두고두고 열어볼 수 있는 선물(A book is a present you can open again and again.)'이라는 베리 리이브만(Barry Liebman)의 말도 적혀 있다. 아마 평소에 일레인이 가족들에게 '영원한 선물은 바로 책'이라는 사실을 어록으로 남기지 않았을까.
일레인은 가족으로부터만 추모 동판을 받은 게 아닌 것 같다. 그녀의 이웃과 친구들로부터도 기념 동판을 헌정받았다. 아마 모르긴 해도 평소 책을 좋아하고 인품이 훌륭했던 그녀를 위해 이웃과 친구들이 도서관에 기부를 한 게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