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미혼모, 세계적 스타가 되다

[아가와 책 42] 선생님도 놀란 인물뒤집기 시리즈 <오프라 윈프리>

등록 2006.09.17 15:13수정 2006.09.1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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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오프라 윈프리>

책 <오프라 윈프리> ⓒ 성우주니어

인터넷 서점에서 '오프라 윈프리'라는 검색어를 쳐 보면 꽤 많은 서적이 그녀의 이름을 걸고 출판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녀 자신이 쓴 자서전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이 쓴 오프라 윈프리 이야기까지 열 댓 권의 책들이 그녀를 소재로 한다.

오프라 윈프리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이렇게 많은 책들이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는 그녀가 '오프라 윈프리 쇼'라는 재미있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는 정도. 우리나라에서도 케이블 TV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이 토크쇼는 그녀가 여러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로 얘기 나누는 방식이다.


성우주니어의 '선생님도 놀란 인물뒤집기' 시리즈는 미국의 러너 출판사에서 나왔던 인물 이야기의 한국어판이다.

빌 게이츠, 타이거 우즈,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미국의 성공한 인물들 얘기를 다루고 있어서 미국 어린이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를 끈 시리즈라고 한다. <오프라 윈프리>도 그 시리즈 중 하나다.

불우한 어린 시절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 손에서 자라게 된 윈프리는 성경 암송을 아주 잘 하는 목소리 낭랑한 아이였다고 한다. 매번 교회에서 성경 암송을 하게 되면서 끼를 발산한 그녀는 결국 자신의 말재주를 키워 나가 유명한 토크쇼의 주인이 된다.

소외된 흑인이라는 삶의 어두운 단면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여 미국의 흑인 고용법 덕분에 방송국 아나운서가 되고, 어린 시절 당했던 성폭행의 암울한 기억을 솔직히 털어 놓으며 과거를 극복하는 윈프리. 비만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체중 감량과 요요 현상을 반복하지만 그 과정을 솔직히 털어 놓았기에 더욱 대중의 인기를 얻는다.


그녀의 방송에 대하여 '너무 타인을 설득하려 한다', '아나운서답지 않게 감정적이다'는 등 비판의 목소리도 많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좋아한다. 그 이유는 윈프리가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이고 많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대화를 이끌어 나가기 때문이다.

"전 사람들이 최고의 자신을 되찾는 걸 도와주고 싶어 하는 목소리일 뿐이에요. 우리 안에는 가장 좋은 자신의 모습이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착한 마녀 글린다가 도로시에게 말하죠. '넌 항상 갖고 있었단다, 얘야.' 여러분은 언제나 그런 힘을 가지고 있어요. 모두가 자기 안에 그런 힘을 갖고 있죠."


이처럼 그녀는 자기 긍정의 자세를 갖고 있다. 힘든 어린 시절 속에서도 이런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책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어릴 적부터 책 읽기를 아주 좋아해 지금까지도 엄청난 독서량과 장서를 자랑하는 윈프리.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에 사람들은 더욱더 그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항상 바른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십대의 오프라 윈프리는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치고 거짓말을 하고 여러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는 불량 소녀였다. 그러다가 결국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모를 아기를 갖게 된 열 네 살의 흑인 소녀. 그러나 뱃속의 아이는 엄마의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7개월 째 태어나게 되고 세상에 나온 지 2주 만에 죽는다.

이 일로 인해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그녀는 책을 읽으면서 자기 위안과 극복의지를 가질 수 있었다. 윈프리는 암울했던 10대 청소년기에 어둠의 늪에서 빠져 나와 자신의 천부적인 능력인 말하기와 학업에 매진한다. 그리고는 학교 선거에서 부회장이 되고 지역 미인 선발대회에 참가하여 우승하는 등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대학에 들어가서 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방송 일은 그녀의 적성을 더욱 빛내 주었고 지역 방송국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하여 전국 방송까지 진출하게 된다. 그녀의 뛰어난 능력은 많은 이들의 호감을 샀고 결국 그녀는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방송인이 될 수 있었다.

유명해진 그녀는 자신의 재능과 돈, 열정을 사회에 환원하는 작업에도 힘을 기울인다. 잡지의 글이나 후원 등을 통해 현재 역경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도사 역할을 자청한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것을 많은 이들과 나누면서 밝은 미래를 건설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오프라는 우리 흑인 여성들에게 좋은 스승이에요. 그녀는 많은 일을 겪어 왔고, 그녀에게 저절로 주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높은 곳까지 닿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면 어떻게 큰 꿈을 꿀 수 있겠어요. 그녀 덕분에 다른 여자들은 더 높은 곳까지 손을 뻗는 거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소외된 여성에게 희망을 주는 여걸이 없을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현재까지도 우리에게는 여성이 그저 남성의 뒷바라지만을 담당하는 이들로 인식되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벗어나는 날은 언제 오는 걸까?

몇 십 년 후 우리 딸 아이가 성장하여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미국처럼 다양한 여성들이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고 시대의 주축으로 설 수 있는 모습이였으면 좋겠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북하우스,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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