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와 하일레 셀라시에 1세의 후손들이 주일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성삼위일체교회. 아디스 아바바.김남희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겨우 몇 십 년 전에 세상을 떠났고, 살아서 이미 유명했다. 1892년에 태어난 그는 타파리 마콘넨(Tafari Makonnen)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열아홉 살 때 황제 메넬리크 2세의 딸과 결혼하여 왕자(라스)가 되었다. 이때부터 그는 '타파리 왕자(Ras Tafari, 라스 타파리)'라고 불린다. 열렬한 기독교도였던 그는 1930년 에티오피아 황제에 즉위하면서 하일레 셀라시에, 곧 '거룩한 삼위일체의 힘'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그의 화려한 대관식이 국제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카리브 해의 자메이카에서 옛날 노예의 후손들로 구성된 어떤 그룹이 영감을 얻었다. 그 무렵 자메이카에서는 마르쿠스 가르베이(Marcus Garvey)의 '아프리카로 돌아가자(Return to Africa)'는 운동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들은 하일레 셀라시에가 '왕은 아프리카에서 나올 것이다'라는 고대 성경의 예언을 이루었다고 믿었다. 그리고 하일레 셀라시에 1세가 자기들이 오랫동안 기다리던 구원자라 여기고, 마침내 아프리카 사람과 아프리카 출신 사람들을 위한 정의가 실현될 시간이 다가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그가 황제로 즉위하기 전의 이름을 따서 '라스타파리교'를 만들었다.
때로 새로운 종교의 등장이 이렇게 어이없는 식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라스타파리 신자들은 독자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갔고, 나름의 '구약성서' 해석에 따라, 임금을 받는 모든 노동을 거부하고 그 대신 특정한 음식물을 받았다.
그들은 엄격한 식습관을 지켰는데 돼지고기, 우유, 커피가 금지되었고, 영적인 고양을 위해 마리화나는 신성시되었다. 머리 모양으로는 오늘날 레게 머리라고 불리는 땋은 머리 비슷한 모양을 선택하였다.
에티오피아 왕조 부활 기다리는 라스타파리교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