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장하성 펀드의 내부 투자 운용 원칙 등을 설명하면서, 기관투자자로서의 올바른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운동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 최근 자유기업원에서 참여연대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다. 김 교수도 재정경제부 등 자문위원들으로 일했던 것으로 나와 있는데.
"(웃으면서) 보고서를 아직 못 봤는데, 제 이름도 꽤 언급돼 있다고 하더라. 예전에 재정경제부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자문위원을 맡긴 했는데 안식년과 외국 연수 등으로 회의에 거의 들어가지 못했다. 대통령직속의 위원회가 아니면 큰 의미가 없는데…."
- 참여연대 출신들이 권력 또는 정부와 너무 밀착하고 있다고 하는데.
"(잠시 고민하다가) 그런 비판에 전혀 반론을 제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물론 유석춘 교수의 보고서가 자유기업원(보수적성향의 친기업적 경제연구소-편집자)의 돈을 받아 했다거나 자료가 과장돼 있고, 해석이 왜곡돼 있다는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공격에 대해서 이제는 시민단체, 시민사회 스스로 자기를 되돌아 보는, 반성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는 이후 비보도를 전제로 실명을 거론하면서,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주요 인물들이 정부기구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 장하성 교수(고려대)나 김 교수에게도 (정부에서) 함께 일하자는 이야기가 없었나.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언론에 금감위원장 후보로 장하성 교수가 거론되고 했지만 정부로부터 입각 제의를 듣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 그랬나.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 유석춘 보고서의 가장 큰 오류는 '참여정부는 참여연대의 정부다'는 것이지만 이것은 틀렸다. 적어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와 관련해서는 그렇다고 할수 있다. 우리는 노무현 정부 출범 때부터 가는 길이 달랐다."
- 굳이 참여연대가 아니더라도 현 정부들어 시민사회쪽 인사들이 정부에 참여한 경우가 많았다.
"(끄덕이면서 곧장) 그렇다. 문제는 그 사람들이 다시 시민사회로 돌아오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나마 알량하기 짝이 없는 개혁진보 진영의 인적 역량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인적 재생산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시민사회를 떠나 국가기구로 가니까 남는 사람들이 너무 위축되고 있다."
(그는 이어 전직 청와대 비서관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현정부에 대해 논쟁을 벌였던 이야기를 전했다. 시민사회가 현 정부를 도와줘야한다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는 되돌이킬수 없을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것.)
"김기식 처장하고는 논쟁도 많이하고, 싸우기도 했다"
- 참여연대에서 떨어져 나왔는데, 내외부적으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것 같다.
"(쓴 웃음을 지으면서) 느끼고 있다."
- 제가 듣기론 올해 말까지는 참여연대에 남아있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랬다. 내년쯤에 경제개혁연대를 출범하려고 했었다. 새로운 정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려고 했었는데…."
- 그런데 왜 그렇게 빨리 나오게 됐나. (참여연대) 내부적으로도 논란이 있지 않았나.
(질문을 받고, 김 교수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랍에서 담배 한갑을 꺼내왔다. 그리곤 담배 한개비에 불을 붙이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장하성) 펀드가 생각보다 빨리 시작되는 바람에 그렇게(분리) 됐다. 내부에서도 펀드를 둘러싸고 여러차례 논의를 했었다. 장하성 펀드를 안고 갈 것이냐부터, 절대 안된다라는 의견까지 다양했다. 자연스레 경제개혁센터의 소액주주운동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이제는 펀드를 통해 보다 직접적인 운동으로 나타나니까 논란도 많았다."
- 정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김기식 사무처장하고는 논쟁도 많이하고, 싸우기도 했다. 펀드를 두고 참여연대 내부에서도 '외국자본의 앞잡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결론적으로 펀드를 안고 가기에는 참여연대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생각했다. 경제개혁센터 운용 등 깔끔하게 정리가 되지 못한 채 분리돼 아쉬운 부분도 있다."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가장 진보적인데, 사회는 가장 보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