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미는 데는 제가 전문가예요"

[인터뷰]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 은상, 인천 삼산고 이동현 학생

등록 2006.09.20 19:42수정 2006.09.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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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고 이동현 학생
삼산고 이동현 학생장호영
"주위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이나 혼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어요.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2006 제8회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삼산고등학교 이동현(2학년) 학생은 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집에서 자는 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봉사활동을 하며 보낸다. 현재 하고 있는 봉사활동만도 7가지가 넘는다. 그런 덕분인지 주위에선 '봉사활동을 하느라 공부는 언제 하느냐'는 꾸지람 아닌 꾸지람을 가끔 듣기도 한다.

동현이의 봉사활동은 8살 때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아버지가 매일 아침마다 쓰레기봉투를 주고 등·하교길에 청소를 하며 가득 채우도록 했던 것. 그때는 어려서 싫기도 했지만 계속 하다 보니 봉사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학교에서 폐품 모으기를 하면 적극적으로 참가해 항상 일등을 해왔다.

중학생이 되어 인천에 온 동현이는 복지관을 찾았고 복지관을 통해 효성동에 위치한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소망의 집'을 알게 됐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주말, 주중 상관 없이 '소망의 집'을 방문해 목욕봉사를 하고 있는 동현이는 이제 '소망의 집'이 내 집같이 편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통로가 좁아 혼자서 어르신들을 욕실로 모시기가 만만치 않아 친구들은 낑낑거리며 힘들어하지만 오랜 활동 덕분인지 저는 혼자서도 어르신들 목욕봉사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제가 좀 힘이 좋잖아요. 이제는 휠체어 미는 데도 전문가예요."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발마사지 전문교육도 받은 동현이는 '소망의 집' 어르신들에게 목욕봉사 후 발마사지로 피로도 풀어드린다. 또 장애인시설인 '예림원'에서 발마사지 봉사도 시작하게 됐다.


학교 동아리 '향토사랑봉사단'에도 가입한 동현이는 이향란 지도교사, 학교 선·후배들과 함께 서부간선수로 정화활동, 독거노인 봉사활동 등에도 참가하고 있다. 독거노인 봉사활동은 동현이가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친 할머니의 형편을 알게 됐고, 이를 동아리에 제안해 시작하게 됐다.

소망의 집에서 식사 도우미 봉사를 하고 있는 이동현 학생
소망의 집에서 식사 도우미 봉사를 하고 있는 이동현 학생자료제공.삼산고
기아체험 24시간 성금 모금 활동도 열심히 벌였던 동현이는 이제 좀 더 넓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한다.


"이번 봉사대회에서 월드비전 제작자를 만났는데, 아프리카 난민촌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는 국제교류프로그램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제는 좀 더 넓혀서 해외 봉사활동도 하고 싶고 주변의 친구들이 형식적인 봉사활동을 탈피하고 저처럼 봉사의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변의 모든 분들이 행복하게 살 때까지 봉사의 길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자기 혼자만을 챙기고 살기에도 각박한 세상에서 동현이를 통해 우리 미래의 밝은 모습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upyeongnews.com) 9월 19일자에 실린 내용이며 다음 블로그 뉴스에도 실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upyeongnews.com) 9월 19일자에 실린 내용이며 다음 블로그 뉴스에도 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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