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문화재단, '현등사 사리구' 돌려준다

조계종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 시금석 되기를"

등록 2006.09.26 08:46수정 2006.09.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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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며 현등사와 삼성문화재단이 법정 공방전을 벌였던 ‘경기 가평군 현등사 사리구’가 드디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됐다.

삼성문화재단(사장 한용외)은 25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문화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현등사 사리구 및 사리’를 현등사에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a 사리구 반환 기자회견을 하는  삼성문화재단과 조계종 관계자들

사리구 반환 기자회견을 하는 삼성문화재단과 조계종 관계자들 ⓒ 조계종 제공

이날 회견에서 삼성은 "도선국사가 발원한 국태민안과 국운융창의 높은 뜻을 받들어 현등사 사리와 사리구가 불교 사부대중의 예배와 신앙의 대상으로서 본래의 위치인 운악산 현등사에 봉안되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계종은 “현등사 사리와 사리구를 원형대로 잘 보존해 준 점에 대해 삼성문화재단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앞으로도 삼성문화재단이 불교계의 발전을 위해 큰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현등사 사리구는 2004년 현등사의 본사인 봉선사에서 시작한 ‘성보문화재 조사’과정에서 삼성문화재단 리움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것이 확인돼 2005년 8월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반환을 요청하는 ‘민사조정신청’이 시작됐다.

그러나 삼성측의 완강한 거부로 본안소송으로 전개돼 지난 7월20일 피고 삼성문화재단의 승리로 1심판결이 종결되었다. 그러나 현장검증에서 사리함에 '운악산 현등사'라고 뚜렷하게 음각이 돼 있음이 확인 됐음에도 “현등사와 조계종의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재판부의 판결 요지가 불교도를 격분시켰고 삼성은 줄곧 “사리를 반환하라”는 불교계와 여론의 압박을 받아왔다.

"사리구를 반환하겠다"는 삼성측의 결정에 대해 그동안 소송을 진행해 왔던 혜문스님(봉선사)은 “삼성의 사리구 반환이 최근 문화계에 일고 있는 ‘문화재 제자리 찾기 운동’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도굴문화재가 공공연히 유통되는 우리 사회와 문화계가 새롭게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과 조계종은 오는 11월1일 조계종에서 '사리구 반환 고불식'을 갖고 곧바로 현등사에 봉안할 예정이다.

a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현등사 사리구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현등사 사리구 ⓒ 조계종 제공




현등사 사리구 반환 과정

-2004.11 현등사 본사인 봉선사의 ‘성보문화재 일제조사’ 에서 '현등사 사리구'를 삼성문화 재단이 소장하고 있음을 확인.

-2005.08.22 현등사, 삼성문화재단을 상대로 민사조정신청.

-2005.10.07 민사조정 결렬, 정식재판에 회부.

-2005.12.05 사리구 도굴범 서씨 봉선사로 참회 내용의 편지 보냄.

-2006.03.24 문화재청 "사리자체는 문화재로 지정된 바 없다"고 밝힘.

-2006.04.18 삼성리움박물관에서 사리구의 현장검증.

-2006.07.20 원고(현등사)패소.

-2006.07.20 조계종 위 판결에 대한 반박 성명서 발표.

-2006.08.03 현등사 서울서부지방법원장에 항의방문.

-2006.09.25 삼성문화재단 사리구 반환 결정. / 송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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