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는 이렇게...

차례상 차림도 예법있어

등록 2006.10.02 20:59수정 2006.10.04 09:27
0
원고료로 응원
a 김성일 종가의 차례상

김성일 종가의 차례상 ⓒ 문화재청

추석 차례는 농사를 지어 새로 나는 곡식 등을 가지고 음식을 만들어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의례다. 이때 조상께 올리는 예를 제사(祭事)라 하지 않고, '다례(茶禮)'라고 하는 것은 예전에는 차(茶)가 제수용품 중 중요한 몫을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2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예능민속실이 해마다 다가오는 추석을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우리 집에서 지내는 차례는 격식에 맞는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본적인 추석상 차림과 지내는 순서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곁들여 종가집에서 차려지는 차례상도 소개했다.


추석상 차림은 설 차례와 마찬가지로 메(밥), 탕, 생선, 고기, 떡, 삼색 과일로 차리는데, 햇곡으로 장만하며 만약 추석 때까지 햇곡이 나오지 않으면 9월 9일 중구일로 미뤄서 차례를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상차림은 진설이라 하며, 집안에 따라 맨 앞줄 오른쪽으로부터 홍동백서(紅東白西)나 조율이시(棗栗梨柹)로 놓는 과일을 두 번째 줄에는 꿀, 송편, 간장, 전, 적(산적) 포를 놓는다.

세 번째 줄에는 술잔과 밥, 국과 시접(숫가락과 젓가락 받침대)을 놓고 뒤편에 신위를 붙이거나 놓는다고 소개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상차림은 가가례(家家禮)라 하여 같은 형제끼리도 진설 방법이 다를 수가 있는 원칙과 예외가 공존하고 있다"며 집안마다 차례상 차림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4대를 모시는 경우에는 집에서 좌측부터 고조부, 증조부, 조부, 부모 순으로 모시며, 신주가 없이 지방(紙榜)을 써서 설위할 경우 고조는 고조고(高祖考), 증조는 증조고(曾祖考), 조부는 조고(祖考), 부모는 현고(顯考)라 쓴다. 이때 할머니나 어머니는 고(考) 대신 비(妣) 쓴다.


부모지방은 좌측에 현고학생부군 신위(顯考學生府君 神位)라 쓰고, 우측에 현비유인전주이씨신위(전주이씨일 경우)(顯妣孺人全州李氏 神位)라고 쓰는데 한글로 써도 무방하다.

차례를 지내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분향하고 뇌주(술을 모사에 붓는다)한다.
2. 제주가 위마다 술을 올린다.
3. 밥그릇의 뚜껑을 열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그릇 위에 걸쳐 놓는다.
4. 참석자 모두 부복한다.
5. 숟가락과 젓가락을 모두 내린다.
6. 참석자는 두 번 절한다.
7. 술잔을 모두 물린다.
8. 지방을 불사른다.
9. 상을 치우고 음복한다.


a 충청지방의 기본적인 추석 상차림

충청지방의 기본적인 추석 상차림 ⓒ 안서순

그러나 이 차례 지내는 순서는 충청도 지역은 대부분 집안마다 분향하고 뇌주를 한 다음 다 함께 절을 하고 술을 올린 다음, 다시 다 함께 절을 한다. 그리고 숟가락과 젓가락을 내린 다음 다시 절을 하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절을 하고, 술잔을 물리지 않은 채 지방을 불사른다.

예능민속실 관계자도 "차례 순서로 소개하는 것이 꼭 맞다는 것은 아니고 많은 종가에서 이 같이 행해 소개하는 것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차례상에 올려지는 국은 미역국이나 콩나물국, 무국 등을 사용하기도 하고 탕을 끓인 다음 남은 국물만 가지고 쓰기도 한다. 메(밥)은 평소 집에서 먹는 방식대로 지으며 햇밤이나 햇콩 등을 넣기도 한다. 포는 북어, 상어, 대구, 문어, 오징어, 육포 등 말린 생선이나 육고기류를 사용한다. 적은 어육이나 채소 따위를 양념해 대꼬챙이에 꿰어 굽거나 번철에 지진 것을 말하며, 전은 육고기를 재료로 한 육전과 생선을 이용해 만든 어전, 부추전, 파전 고무가 전 등을 쓴다.

추석날은 집집마다 정성스럽게 장만한 음식을 온 가족이 모여앉아 배불리 먹기도 하고, 때로는 마을 잔치가 벌어지기도 하는 날이다. 계절이 오곡과 과일이 풍성한 때여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예능민속실 관계자는 "차례상 차림은 과도하게 마련하는 것보다 형편에 맞게 성의껏 준비해 정성껏 지내는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단풍철 아닌데 붉게 변한 산... 전국서 벌어지는 소름돋는 일
  3. 3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4. 4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5. 5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