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손봉호 총장 해임되나

이사회 9일 해임안 처리 예정...손 총장 "사퇴않을 것"

등록 2006.10.03 14:05수정 2006.10.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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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동덕여대 총학생회, 직원노조, 교수노조 소속 40여 명이 재단이사회 간담회가 열린 지난 9월 26일 오후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 직원노조, 교수노조 소속 40여 명이 재단이사회 간담회가 열린 지난 9월 26일 오후 동덕여대 본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 석희열

동덕여자대학교 손봉호 총장이 해임 위기를 맞고 있다. 재단이사회가 학내 소요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안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3일 동덕여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학교 재단 이사들은 지난달 26일 학내 사태 수습책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갖고 오는 9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총장 해임안을 내기로 결정했다.

이 간담회에는 9명의 이사가 참석했으며 박상기 이사장과 신아무개 이사만 해임안 상정에 반대했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을 의결정족수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사들이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는다면 해임안 가결이 유력해 보인다.

손봉호 총장의 해임에 반대하는 신아무개 이사는 간담회 직후 사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박 이사장 또한 총장 해임안 처리를 위한 이사회에 참석할 수 없다며 사직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이사회가 총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균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동덕여대 이사회는 학내 구성원, 교육부, 옛 재단 추천 이사 각각 3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박 이사장과 신 이사는 교육부가 추천한 이사들이다.

박경양 이사는 "이사회에서 수없이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기회를 주었지만 손 총장은 주어진 기회를 오용하며 학내 문제를 풀지 못했다"고 해임안 결의 이유를 밝혔다. 박 이사는 해임무효 확인 청구 소송 등 학교당국의 법적 대응을 의식한 듯 "총장 임명권이 이사회에 있기 때문에 총장 해임을 둘러싼 법적 다툼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손봉호 총장은 이사회의 해임안 결의에 대해 "사표는 내지 않겠다. 동덕여대를 위해 해임을 당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발전 저해하는 해임안”VS"해임 결의는 너무나 당연"


a 9월 26일 오후 학생, 교수, 직원 등이 재단이사회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동덕여대 본관 3층 이사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대기농성을 벌이고 있다.

9월 26일 오후 학생, 교수, 직원 등이 재단이사회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동덕여대 본관 3층 이사회 회의실 앞 복도에서 대기농성을 벌이고 있다. ⓒ 석희열

학교당국은 2일 "사회적으로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는 손봉호 총장을 뚜렷한 명분 없이 해임하게 되면 학교는 더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이사회는 학교의 발전을 저해하는 이 같은 부당한 총장 해임안 상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병일 부총장은 "일부 이사들이 구재단 쪽 이사들과 한 덩어리가 되어 총장 해임안 상정에 찬성한 것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며 "학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사회의 부당한 학사행정 간섭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협의회도 성명을 내어 "이사회가 극소수 구성원의 정치적 의도에 휘말려 총장 해임이라는 극히 위험한 결정을 논의한다는 것은 대다수 교수와 학생들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만약 동덕 역사상 초유의 총장 해임을 결정하면 동덕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총장 해임안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반해 현 체제에 줄곧 반기를 들어온 총학생회와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은 사필귀정이라는 말로 총장 해임을 결의한 이사회를 반기는 분위기다.

문수연 총학생회장은 "이사회에서 그동안 손봉호 총장에게 많은 기회를 줬지만 학교는 안정화되지 않았고 손 총장은 이사들에게 거짓말만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사회가 손 총장으로는 학교가 정상화될 수 없다고 판단해 해임을 결의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정창석 교수노조 동덕여대지회장은 "손봉호 총장은 아집으로 인해 구성원들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오히려 직원과 학생을 탄압해 지금의 사태를 야기시켰다"며 "이사회에서도 민주적인 대학 운영 능력이 없는 손 총장에게 더 이상 시간을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9일 오전 10시 동덕여대 본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인 이사회를 두고 찬반 양쪽에서 집회와 시위를 벌일 것으로 보여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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