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태어나서 벌에 쐬고 된장을 바르는 모습을 처음 봤다. 참 신기하고 했고, 또 이상하기도 했다. 과연 된장을 바르면 약효가 생길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권성권
그 무렵 두 사람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얼굴이 퉁퉁 부었고, 또 머리도 어지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곤 4시간 동안 링거를 꽂고 누워 있었는데, 한숨 푹 자고나니 그 부기가 가라앉았다. 만약 병원에 가지 않았더라면 혈관을 타고 들어가 숨구멍을 막아버렸을지 모를 일이다. 119구조대원들이 나서서 도움을 줘 참 고마웠다.
나머지 네 사람은 그나마 붓지 않아서 그저 침을 쏘인 부위에다 된장을 발랐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된장 바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말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들을 하고 있으니 웃을 수밖에 없었고, 또 한편으로 신기했다. 정말로 그 된장을 바른 게 약효가 있을지 의문이 갔기 때문이다.
"지금은 벌침 맞은 데 어떠세요?"
"오히려 좋은데요. 어깨 아픈 것도 나은 것 같아요."
"머리에 쏜 부위는 어떠세요?"
"혈액순환이 더 좋아졌는지 머리 아픈 것도 나은 것 같아요."
"그땐 무척 아팠지만 지금은 한결 좋아졌어요."
벌침을 쏘인 그때로부터 지금은 보름이 지난 상태다. 그런데 벌침을 쏘인 그 분들이 하는 이야기는 이구동성으로, 벌침을 잘 쏘였다는 이야기이다. 벌침을 쏘일 때는 아프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혈액순환도 잘 되고 팔 다리도 잘 움직인다고 한다.
화가 복이 되는 경우가 있다면 아마도 그런 일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지금 불어 닥친 일이 어렵고 힘들지만 조금 지난 뒤에는 그게 더 좋은 일이 되었으니, 지금 부딪힌 현실을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무슨 일이든 그렇듯 지금 닥친 현실에 조급증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 그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따지는 것도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겉으로 드러난 일만을 두고 평가하는 것은 소인배나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좀 더 시간을 갖고 그 일을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때론 그런 일들이 오히려 복이 되었다고 말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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