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대청봉에서 바라본 해돋이

등록 2006.10.18 13:44수정 2006.10.18 13:44
0
원고료로 응원
a

ⓒ 김동원


10월 16·17일 이틀 동안 설악산에 다녀왔다. 한계령에서 끝청을 거쳐 대청으로 간 뒤 중청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대청봉에서 동해의 해돋이를 지켜보았다. 원래는 대청으로 간 뒤 오색으로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함께 간 아내가 중간에서 약간 다치는 바람에 중청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덕분에 설악산 꼭대기의 거센 바람소리를 하룻밤 내내 자장가로 들으며 잠을 청하게 되었다. 다음 날은 동해의 해돋이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설악산을 내려오던 아내는 다 자기 덕이라고 했다.


중청 휴게소를 나선 것은 새벽 5시 30분경. 동트는 시간은 6시 30분이라고 했다. 사방은 온통 캄캄했다. 6시경 대청봉에 도착했다. 멀리 하늘은 어둠 속에서 붉은 띠를 내걸고 아침을 예고하고 있었다.

a

ⓒ 김동원


6시 15분 정도가 되자 산의 윤곽이 약간씩 보이기 시작한다. 산들이 서서히 잠에서 깨어 눈을 비비고 있는 것 같았다.

a

ⓒ 김동원


통트는 시간이 다가오면 구름이 더욱 붉게 끓는다. 아침의 대청은 바람이 거세고 춥다. 그럴 때는 마음이라도 붉은 구름 속으로 깊숙이 날려보내시라. 곧장 따뜻한 온기가 전해질지도 모른다.

a

ⓒ 김동원


드디어 오늘의 태양이 손톱만큼 얼굴을 내밀었다.

a

ⓒ 김동원


손톱만 하던 태양의 얼굴이 금방 반달만큼 자랐다.


a

ⓒ 김동원


몸을 일으켜 하늘로 둥실 떠오르기 직전, 하루를 향한 해의 발돋움이다.

a

ⓒ 김동원


동해 바다는 매일 알을 낳는다. 해는 동해 바다가 매일매일 낳는 탐스런 둥근 알이다.


만약 하루하루가 힘겹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설악산의 대청봉에 올라볼 일이다. 물론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추어야 한다. 그리고 마치 생 달걀을 톡 깨서 입안에 털어 넣듯이 떠오르는 동해의 태양을 톡 깨서 가슴으로 털어 넣어 보라. 그러면 하루의 노래가 그 음색을 달리하며 웅장하게 시작될 것이다.

a

ⓒ 김동원


드디어 해가 떴다. 자, 이제 하루를 마음껏 노래 부르시라.

a

ⓒ 김동원


아침해가 머리를 내밀고 하늘로 완전히 날아오를 때까지의 시간은 겨우 5분 정도. 하지만 그 5분으로 하루가 환하게 열린다. 세상이 오늘도 환하게 열렸다.

a

ⓒ 김동원


오늘은 떠오른 태양을 구름이 곧바로 꿀꺽 집어 삼켜 버렸다. 구름은 대단하다. 그 뜨거운 태양을 삼키고도 그것을 다시 토해낸 것은 한참 뒤였다. 구름이 밝은 아침빛은 막을 수가 없었다. 대청봉을 내려올 때, 아침에 손전등으로 밝히고 올라갔던 그 깜깜했던 길이 훤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 -->김동원의 글터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동시에 게재했다. 블로그 -->김동원의 글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카메라를 갖고 돌아다니면 세상의 온갖 것들이 말을 걸어온다. 나는 그때마다 사진을 찍고 그들의 말을 전한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2. 2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3. 3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집안일 시킨다고 나만 학교 안 보냈어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4. 4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5. 5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