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위까지 가득찬 청중. 이날 김 전 대통령의 강연회에는 1천여명의 학생들이 강연장을 찾았다.정연경
학교는 시험기간..."수업 빠지고 강연장 왔어요"
전에도 여러 유명 인사의 초청 강연이 있었지만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은 드문 일이다. 더군다나 서울대는 요즘 시험기간이다. 서울대학교 도서관에서는 시험기간이 되면 빈 자리를 찾기가 힘들다. 평소 도서관에 가지 않던 학생들도 가서 자리를 잡는다. 일명 '벼락치기' 공부가 시작되는 것이다.
시험 기간에는 공부 이외의 다른 생활은 하기가 어렵다. 특히 시험 과목과 관련 없는 초청 강연회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전례로 볼 때 학생들이 시험 기간임에도 이번 김 전 대통령의 강연회에 보인 폭발적인 관심은 이례적이다.
사회과학계열 06학번 이승호씨는 강연을 듣기 전 "시험기간이지만 북핵 문제에 대해 꼭 듣고 싶어 수업에 빠지고 강연에 왔다"며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하여 (김 전 대통령이)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는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사범대학 03학번 신은정씨 역시 "시험 준비도 중요하지만 북한 핵 실험 이후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햇볕정책을 시작하신 분의 입장이 궁금해 강연을 듣기 위해 왔다"며 김 전 대통령의 강연회에 관심을 보였다.
"햇볕정책 탓하는 것은 본질 호도"...강연 내용 공감
이번 강연을 주최한 통일연구소의 김병로 교수는 "통일연구소에서 한달에 한 번 진행하는 '통일정책포럼'에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을 듣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 전 장관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강연을 주선했다"고 밝혔다.
또한 "예상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했고 김 전 대통령께서 사적인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털어놓는 등 강연장 분위기가 좋았다"며 "김 전 대통령도 '근래 대학 강연 중에 가장 감동이 생생했다'는 소감을 남겼다"고 전했다.
강연을 들은 서울대 6.15 연석회의 학내단체 대표 신규연(01학번, 컴퓨터공학부)씨는 "북미간 문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햇볕정책을 탓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강연 내용에 공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형준(03학번, 법대)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북미간 대화나 6자회담 재개 등을 말로만 강조하고 있을뿐 잠정적으로 손을 놓고 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했다.
덧붙이는 글 | 정연경 기자는 5기 인턴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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