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스카프를 두른 의자에 앉아있는 여인 / ⓒ Succession Pablo Picasso/VBK,Wien,2006Succession
이번 전시회는 60여개국에 흩어져 있는 천재 화가 피카소의 노년기 200여 작품이 한 곳에서 전시되는 것으로 피카소 탄생 125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이기도 하다.
유화, 드로잉, 에칭, 조각 작품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양적으로나 구성적으로 매우 풍부한 전시회일뿐 아니라 피카소 노년기 작품들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유럽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단 전시회 큐레이터부터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작금의 가장 영향력 있는 피카소 연구가로 평가 받을 뿐 아니라, 파리 쌍트레 뽐삐두(Centre Pompidou)의 전 디렉터였던 베르너 스피스는 미술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평가되고 있는 피카소 노년기 작품들의 재가치, 혹은 재발견을 위해 이 전시회에 헌신했다.
피카소의 노년기 작품들에는 전 작품에서 볼 수 있던 청년적 생명력, 에로틱, 아름다움 대신, 나이를 먹어가는 멜랑콜리와 과거를 회고하는 지각력 등이 숨어있다.
전시되고 있는 200여 작품들의 공통점은 하나, 바로 피카소가 던지는 존재론적 질문이다. 즉, 피카소 노년기의 그림들에는 그의 노후를 함께 했던 젊은 쟈클린 로끄와 자신과의 전기적 삶이 자연스럽게 투영되어 있지만, 45세의 젊은 쟈클린 로끄와의 엄청난 생물학적 나이차이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