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혁신 없이 지방자치시대 경쟁 못한다"

[인터뷰] 전갑길 광산구청장... '혁신 구청장'으로 성공할까

등록 2006.10.26 13:55수정 2006.10.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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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강성관


"우리 구를 서남권의 명품, 중추도시로 키워나가겠다. 이를 위해서는 선심성, 전시행정이 아닌 주민참여를 통한 열린행정이 필요하다. 행정혁신 없이는 지방자치시대,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

전갑길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은 "광산구는 광주시 면적의 45%를 차지하고 있고 5년 이내에 인구 50만명 자치구에 걸맞는 지역발전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5월 치른 지방선거 당시 국회의원 출신의 기초단체장 당선, 특히 일반시군이 아닌 광역시 자치구 단체장 당선이라는 측면에서 '화제의 당선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그는 취임 이후 '혁신 구청장'을 주창하며 관심을 받고 있다.

"사람이 바뀌어야 행정혁신 가능... 이를 토대로 서남권중추도시 건설"

지역경제 활성화를 제1의 과제로 삼고 있는 그는 "광산구는 광주 산업의 80%을 차지하고 있고 광주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 바뀌어 가고 있다"면서 "광산업·디지털가전산업·문화수도 건설에 따른 문화콘텐츠산업 등 우량 기업들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현재 주목하고 있는 것은 '행정혁신'의 성공이다. 서남권 중추도시로의 도약과 50만명 지치구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 혁신, 특히 공무원들의 마인드 전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 전갑길 광산구청장

전갑길 광산구청장 ⓒ 오마이뉴스 강성관

그래서 일까, 전갑길 구청장의 취임 일성은 '공직자의 발상전환'이었다. 그는 지난 7월 취임사를 통해 "주민이 지방정치와 주요 정책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트고, 공무원은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일하도록 이른바 토호세력과 압력단체의 부당한 간섭을 앞장서 막겠다"고 공언했다.


"폐쇄적이고 무사안일한 복지부동의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는 전 구청장은 "공직자들이 충분히 창조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막아 놓았고 '잘해야 본전'이라는 분위기 놓이게 되면 당장에 살아남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해 가기 위해 전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광산구 이래 가장 큰 폭의 조직개편에 나섰다. "성과와 책임을 중시하고 행정의 비능률과 경직성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광산구청은 지난 8월 기존의 4국·1소·1실·15과·1사업소를 5본부·1국(의회)·1소·23팀로 개편했다. 또 주민복지 분야 업무를 통합해 광산구청에 지원본부를 설치하고 9개동에 시범적으로 주민생활지원담당을 둬 주민밀착형 행정을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취임식에서 밝힌 "토호세력과 압력단체의 간섭"으로 인한 행정 굴절을 막기 위해 그동안 없었던 '직소민원실'을 신설하고, 투명한 행정을 정착하기 위한 조치로 이전에는 '계장급' 감사 담당부서를 '선임 과장급' 인사로 상향조정했다.

"계장급이 감사를 하다보니 서열의식이 분위기가 강해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분위기를 바뀌기 위한 조치이고, 철저한 감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조치"라는 것이 전 구청장의 설명이다.

"민원실장 아닌 혁신청장으로 기록되고 싶다"

그는 "행정혁신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구청 공무원들이 창조적으로 새로운 마인드를 가지고 일해야 가능한 것"이라며 "공직자들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혁신마일리지제 등을 보상 프로그램으로 마련했고, 아이디어 발굴을 통해 확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이런 인식변화를 위해 혁신과제 경진대회, 혁신아이디어 뱅크 설치, 어등자치포럼 등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잇따라 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내부'의 움직임은 구민들에게는 아직 피부로 와닿지는 않고 있다. 내부 혁신이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공무원들의 발상전환과 행정 시스템 변화이다 보니 아직은 와닿지 않겠지만 그 성과들이 가시적으로 확인될 것"이라는 것이 광산구청의 설명이다.

전 구청장는 "3개월 동안 혁신을 기치로 갖가지 변화를 시도해 봤는데 구청 직원들의 마인드가 확 바뀌고 있다"면서 "잘하고 있다는 민원실들의 전화도 받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주민자치 실현과 투명행정을 위해 올 연말까지 '주민참여 건설공사 감리제도' 실시와 '주민참여예산조례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의원 출신 구청장'에 대해 전 구청장은 "광산구를 지역구로 시의회 3선과 국회의원을 지내서 지역 행정 전반과 현안에 대해서 잘 알고, 의원시절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일할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에도 정치를 하고 싶다"면서 "우선 행정가로서 최선을 다할 생각이고 더 큰 행정을 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장을 해보니 내가 '민원실장' 같다"며 "그 동안의 구청장들이 선거에서의 표만 의식한 행정을 해왔기 때문인 것 같다, 저는 '혁신 구청장'으로 기록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원인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구청장이 민원을 직접 챙겨야한다는 관행과 지역토호세력의 부적절한 영향력 행사 분위기를 빚댄 '민원실장' 역할에 그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전갑길 구청장이 '화제의 당선자'에서 '혁신 구청장'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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