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방사능 유출... 내년엔 어떤 사고가?"

원자력연구소 화재에 시민단체 "안전불감증" 지적

등록 2006.10.27 16:47수정 2006.10.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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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원자력연구소

원자력연구소 ⓒ 오마이뉴스 심규상


지난 23일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의 부속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방사능이 누출된 일과 관련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안전불감증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오전 5시 22분께 원자력연구소(대전 유성구 덕진동 150번지)내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의 부속시설인 조사재시험시설 지하 1층 배기설비에서 히터 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1시간 만에 꺼졌으나 시험시설 안에 있던 소량의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돼 현재 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누출량 등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화재발생시 소방당국에 신고하도록 한 규정을 무시하고 자체진화하는 등 소방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발방지 위한 특단조치 취해야"

대전지역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원자력안전망구축을위한시민대책위는 27일 성명을 내고 "원자력연구소에서 매년 방사능 유출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며 "이번 사고로 안전불감증이 극에 달한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대해서도 "원자력연구소를 제대로 관리감독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며 덧붙였다.

이들은 두 기관에 대해 공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대전시에 대해서도 "원자력연구소로부터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원자력안전시민협의회를 구성하고도 연구소의 주장을 수용하거나 면피용으로 활용했다"며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원자력연구소에서는 최근 몇년동안 방사능 유출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연구용 원자로(일명 '하나로')에서 방사성 요오드(I131)가 방출됐으며 2004년에는 삼중수소가 함유된 중수 50리터가 방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력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1995년부터 지난 2004년까지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가 불시정지한 횟수는 131회에 이르고 있다. 이중 운전원 실수(39건), 계통상 문제(74건), 작업자 실수(5건), 운전미숙(2건)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박정현 사무처장도 "연구소 측은 사고가 생길때마다 '경미한 사건을 확대한다' '연구환경을 위축시키고 있다' 등의 말만 되뇌이고 있다"며 "매년 일어나는 방사능 누출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없이 행복한 대전은 결코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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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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