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 논의, 막을 때 아니다"

안경환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등록 2006.10.30 19:45수정 2006.10.30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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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렸다.
안경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취임식이 30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실에서 열렸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비누는 스스로 풀어질 줄 안다./ 비누는 결코 자신을 고집하지 않는 까닭에/ 이념보다 큰 사랑을 얻는다." ('사랑의 묘약' 오세영)

안경환(58) 신임 국가인권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인권위 관계자들의 헌신적 자세를 강조하면서 시 한 구절을 읊었다.

안 위원장은 30일 오후 국가인권위 13층 전원위원회실에서 취임식을 열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서울대 법학과 교수인 안 위원장은 김창국·최영도·조영황 변호사에 이어 인권위의 네번째 수장이다. 특히 조영황 전 위원장의 돌연 사퇴에 이은 내정이기 때문에 신임 위원장이 인권위 안팎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안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인권위가 출범할 당시 국민이 걸었던 기대가 근래에 들어서 변함없는 사랑 혹은 강한 질책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질책은 애정어린 격려의 다른 형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 말에 교만하지 말고, 비판과 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그동안 이라크 파병 반대, 국가보안법 폐지 찬성 등의 권고로 '입심좋은 좌파 사회평론가들의 놀이터'라는 일부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인사자문위원회(위원장 곽노현 사무총장)의 위원장 자리를 놓고 상임위원과의 갈등 등 내부 문제도 안고 있다.

안 위원장은 또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가 무거운 힘을 얻기 위해서는 인권위가 국민에게 매력있는 기관이 돼야 한다"며 "한 예로, 인권위의 업무를 이행하면서 보다 연조가 깊은 국가 기관들의 경험에 대한 경의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식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위원장은 "학교에 몸담고 있는 동안 주로 인권과 관련된 공부를 많이 했다"며 "지금까지는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했는데, 학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법에 대해서는 사견임을 전제로 "북한도 세계적 인권 규약의 당사자기 때문에 그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시대적으로 북한 인권 문제를 막을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권위가 어떤 권한으로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심도있는 토의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를 향한 외부의 질책에 대해 "맷집이 좋은 편"이라며 농담을 건넨 뒤 "비판에 익숙해져 있다,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때는 물러나는 등 책임있게 직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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