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정상회담 '대북 밀사' 파견
북한 6자회담 복귀, 사전 통보 받았다

[단독 보도] 노무현-김정일 핵심 측근, 베이징 등에서 두 차례 접촉

등록 2006.11.09 09:10수정 2006.11.0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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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북한 핵실험 이후 '6자회담'과는 별도의 남북 직접채널을 통해 비밀접촉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끈다.

이는 노 대통령이 그동안 취해온 '선(先) 북핵 해결, 후(後) 정상회담 개최'라는 남북 관계 접근방식을 '북핵해결·정상회담 동시(병행) 추진' 방식으로 선회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는 노 대통령이 기존 입장을 바꿀 만큼 현재의 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방식이 엄중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에 정통한 대북소식통 Q씨에 따르면,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재가를 받은 양측 핵심 인사들이 지난 10월 중·하순에 해외에서 두 차례 연쇄 접촉을 갖고 6자회담 복귀 및 향후 정상회담 추진 등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북측, 10월 연쇄회담서 '6자회담 복귀' 통보

Q씨에 따르면,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신뢰를 받는 핵심(측근) 인사인 A씨와 B씨는 북한 핵실험 이후인 10월 중순 베이징에서 접촉을 한 데 이어, 10월 하순 '제3의 장소'에서 회담을 갖고 6자회담 복귀 일정 및 향후 정상회담 추진 등을 의제로 폭넓은 대화를 나누었다.

특히 두 차례의 접촉에서 남측 인사 A씨는 북측 인사 B씨에게 "북한이 핵실험으로 사실상 '핵보유 효과'를 거둔 만큼 6자회담에 복귀해 대화를 하고 특히 2차 핵실험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해 북측으로부터 '6자회담에 나갈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B씨는 군부의 소관인 '2차 핵실험'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두 차례 접촉에서 ▲북한이 핵실험으로 사실상의 '핵보유 효과'를 거둔 만큼 6자회담에 나와서 미국과 협상할 것 ▲2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국은 더 이상 북한의 '방어용 핵개발' 논리를 옹호해줄 수 없다는 논리로 북측 고위급 인사인 B씨를 설득해 '6자회담에 나갈 것'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Q씨는 "지난 10월 31일 베이징에서 북·중·미 3자회담이 열려 6자회담 재개문제를 논의한 끝에 북한이 6자회담 참여의사를 밝히고 미국이 이를 수용해 마치 한국은 아무것도 모른 채 북·미로부터 '왕따'를 당한 것처럼 알려졌으나 노 대통령은 남북 비밀접촉을 통해 이미 북측의 6자회담 복귀 의사를 전달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혀 주목된다.


한국의 보수 언론들은 지난 11월 1일 6자회담 재개 소식이 처음 발표된 것과 관련, 줄곧 "미국이 3자회담에서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사실을 한국 정부에 사전에 통보해 주지 않았다"면서 그 배경을 한·미 관계의 악화와 북한의 '남한 무시전략' 탓으로 돌리며 한국만 '왕따'를 당한 것이라고 비판해왔다.

북한, 10월 하순에 남북 양자채널과 북·중·미 3자회담 채널 동시 가동한 듯

a 지난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직접 영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역사적인 악수를 하고 있다.

지난 2000년 6월 13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과 직접 영접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밝은 표정으로 역사적인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그러나 Q씨에 따르면, 북한은 10월 하순에 이미 남·북한 양자 채널과 북·중·미 3자회담 채널을 동시 가동해 남측에 '6자회담 복귀' 언질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 대통령은 북한 핵실험 다음날 여야 지도부 초청 간담회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6자회담이 오래 지속되고 할 때는 (남북정상회담이) 어떤 면에서 유용한 마지막 해결의 카드인데, 핵실험이 이뤄진 상황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새로운 상황에서 새롭게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 대통령은 당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가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한 조건들을 만드는 것이 좋겠다"면서 "남북 정상이 만나야 될 상황"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답변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또 당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도 "남북간에 새로운 대화채널이 필요하다"면서 "남북 총리급 회담 같은 것을 제안해서 새로운 대화 채널을 가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으며, 한명숙 총리 또한 국회에서 "북핵 문제 타개를 위해 대북 특사나 남북정상회담의 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0월 중순 베이징 방문 목적과 정상회담 준비 여부 등을 묻자 "베이징에는 자주 간다"면서 "친구들이 있어서 자주 가는데, 그 날짜에 갔는지는 확인해봐야 알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남북정상회담 준비는 낭설이다"면서 이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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