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대학 총학선거 개입했다"

부산대 총학생회 주장... 뉴라이트 측 "1000만원 지원하겠다는 말은 안했다"

등록 2006.11.07 10:12수정 2006.11.07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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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부산대 총학생회가 뉴라이트 측이 부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증거물들.

부산대 총학생회가 뉴라이트 측이 부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했다는 근거로 제시한 증거물들. ⓒ 김보성


[기사 보강 : 7일 낮 12시 40분]

"돈으로 입맛 맞는 학생회 만들겠다는 것"
21세기학생연합, 8일 규탄 기자회견 예정

뉴라이트 조직이 부산대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한 사건과 관련해,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이 8일 오전 서울 종로 소재 뉴라이트 전국연합 사무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다.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은 이번 사건에 대해 "'돈'을 이용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학생회를 만들겠다는 것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으며, 이는 대학생들의 자치 조직인 학생회를 '뉴라이트 전국연합'이라는 단체의 이념을 전파하는 허수아비 학생회로 만드는 행위"라며 "대학생들을 위해서 노력하고, 대학생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학생회라는 근본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 대학 각급 학생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선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 윤성효 기자
뉴라이트 조직이 대학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7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뉴라이트 조직이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에 비운동권을 당선시키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높다. 특히 뉴라이트 측이 선거자금을 지원하고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대 총학생회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총학생회 선거에 외부 단체의 구체적인 개입 사실이 드러났습니다'는 내용의 자보를 게시하고, 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경과, 9월말 부산대 게시판에 글 올라온 뒤 삭제

부산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지난 9월 28일 '비운동권 학생회 하실 분을 도와드리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당시 글을 올린 사람은 박아무개 목사로, 그는 부산의 한 교회 목사로 있으며, 2004년 11월 출범한 '기독교사회책임' 상임집행위원 등을 맡고 있다.

게시판에 글이 올라오자 부산대 학교당국 측은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학생 A씨가 부산에서 박아무개 목사와 뉴라이트대학생연합 사무국장인 김아무개씨를 만났다.


총학생회 측에 따르면 당시 뉴라이트 측이 "돈 1000만원 정도 도와줄 수 있다"와 "부산지역에서 동아대가 준비를 하고 있다", "부산대 모 교수가 도와줄 수 있다", "장래는 걱정하지 말라", "상대 후보의 비방거리를 찾아야 한다" 등의 말을 했더라는 것.

A씨의 소개로 C씨와 B씨가 비운동권 정·부후보로 나서기로 하고 뉴라이트 측과 만났다고 한다. 지난 10월 25일 뉴라이트 전국연합 선거학교가 열렸는데 이때 C씨가 참여했으며, 교통비 등을 뉴라이트 측에서 제공했다는 것. 그 뒤 뉴라이트 측에서 급한 곳에 쓰라며 20만원을 은행 온라인으로 넣어주었다는 것.


부산대 총학생회 측은 동아대와 경북대, 경상대, 숙명여대, 경희대 등에서도 비운동권을 당선시키기 위해 뉴라이트 조직이 의도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총학생회 "뉴라이트는 총학생회 선거에 손 떼라"

a 뉴라이트 측 김아무개씨로부터 20만원을 이체받은 C씨의 통장 사본.

뉴라이트 측 김아무개씨로부터 20만원을 이체받은 C씨의 통장 사본. ⓒ 김보성

총학생회(선관위) 측은 6일 대자보와 7일 성명서를 통해 뉴라이트 조직을 비난했다. 총학생회 측은 대자보를 통해 "부산기독교사회책임 박아무개 목사와 뉴라이트대학생연합 사무국장 김아무개씨를 여러차례 만났고, 그 과정에서 이들이 1000만원을 책임질 수 있고, 향후 취업도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총학생회 측은 "비운동권 정후보 준비자인 C씨와 면담을 통해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자신도 그들의 말만 믿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뉴라이트 측에서 '위(?)에서 결재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계속 지원 날짜가 지연되고, 그 액수도 500만원~600만원으로 줄어들어 고민이 많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총학생회 측은 "C씨가 죄송하다며 총학생회 선거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부산대 총학생회 측은 성명서를 통해 뉴라이트와 기독교사회책임 측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총학생회 측은 성명서를 통해 "돈으로 총학생회 선거에 개입하려했던 일련의 사태에 대해 부산대 학우들 앞에 공개적으로 사과할 것"과 "대학에 대한 조직적 학생회 선거 개입이 전국에 어느 정도인지 당장 밝히고 전면 손을 뗄 것", "다시는 어떠한 형태로든지 학생회 선거 개입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할 것" 등을 촉구했다.

뉴라이트 측 "재정 지원 등 약속한 사실 없어"

a 부산대 총학생회는 뉴라이트와 기독교사회책임 측의 총학생회 선거 개입과 관련 사과를 요구했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뉴라이트와 기독교사회책임 측의 총학생회 선거 개입과 관련 사과를 요구했다. ⓒ 김보성


뉴라이트 측은 재정 지원과 취직 등의 약속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박아무개 목사는 7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부산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렸던 것은 사실이며 이후에 삭제되었더라"면서 "재정 지원을 해주겠다고 한 사실은 없으며, 단지 뉴라이트 대학생연합 측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만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대학 총학생회가 운동권만 들어서서는 안된다고 보고, 비운동권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격려할 필요도 있었다"면서 "뉴라이트 조직은 대학 총학생회 선거와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라이트대학생연합 사무국장인 김아무개씨는 "20만원은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며, 은행 계좌도 개인이름 아니냐"라고 재정 지원설을 일축했다. 또 선거자금 지원에 대해 그는 "1000만원을 주겠다고 한 사실은 없고, 후원자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정도의 말은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부산대 총학생회 측에서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말을 한 사실은 없고, 단지 소개는 시켜 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면서 "총학생회 측의 주장은 허위사실 유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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