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 국군수도통합병원에서 환자들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현장과 전문가들의 눈길을 그리 곱지 않다. 한 군의관은 "계획만 거창하게 만들어 나중에 면피하려는 의도"라고 깎아내리기까지 했다. 그만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의무발전계획이 발표된 직후 만난 한 군 관계자는 "장군들 자리만 늘려서 어쩌자는 거냐"고 혀를 찼다.
국방부는 의무사령부를 의무본부로 승격시켜 각군별로 흩어진 지휘체계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사단장급(2성장군)' 의무사령관을 '군단장급(3성장군)' 의무본부로 바꾸겠다는 얘기다. 의무본부장 휘하에는 사단장급 의무작전사령관과 의무행정사령관 직책이 신설된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따지면 한 계급씩 올라가면서 장성 보직이 2개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국방부는 선진 병영문화를 갖고 있는 독일군 지휘체계를 본 딴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장군 보직을 줄여야한다는 일부 지적에 비춰보면 '조직만 비대해지는' 결과를 낳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생길만 하다. 반면 국방부는 "군 의무체계 개혁을 위해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군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군의관 확충 방안도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일단 국방부는 '군의관 처우 개선'을 최선의 방안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월급도 많이 주고 근무여건 등 복지도 향상시켜주겠다는 얘기다. 현재 군의관 급여는 일반 국공립병원 의사의 절반(58%) 수준이다. 따지자면 35세 기준 소령3호봉 군의관 연봉은 4300여만원(8000만원 기준) 정도다. 국방부는 이를 약 6400여만원(80%)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한 군의관은 "급여가 올라도 남지 않겠다"는 게 대다수 군의관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민간의사보다 적게 받으면서도 '매인 몸'이 되는데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군이 3차 의료기관 가질 필요 있나"
다른 방안으로 국방부는 '국방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운영을 구상하고 있다. 민간 전문대학원에 매년 40명을 위탁 교육시켜 최소 10년 이상 장기 복무할 군의관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비싼 학비를 대신 부담한다는 면에서 학사출신 예비 군의관들을 유인할 수 있겠지만, 아직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
전문가들도 군의관 확충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경제적 보상 이외에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김윤(서울의대) 교수는 올초 국군사병 건강관리 개선 토론회에서 "우수 중견 전문의를 확보하기 위해 보직순환의 최소화, 시설이나 장비, 진료보조인력 확보, 해외연수 기회제공 등 진료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의관 확충이나 시설보다 중요한 것은 '자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태훈(성공회대 인권평화센터) 연구원은 국가인권위가 용역 의뢰한 군대내 인권상황 조사 연구보고서에서 "의료시설과 장비 확충, 의료 현대화가 이뤄진다고 해서 병사들의 의료권이 보장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군의무관이 환자에 대한 권리의식과 감수성, 자질 등을 동시에 갖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가 막대한 재원을 쏟아 부어 병원을 짓거나 첨단 장비를 사들이는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국방부는 국군중앙의료원 등 3차 진료시설을 갖추려 하지만 오히려 수준 높은 민간병원의 활용도를 높이는게 낫다는 것이다.
정상혁(이화여대) 교수는 '군에서 필요한 의료의 수준은 1차와 2차 정도면 된다'며 '전시 대비 의료수준은 군에서 유지하되 나머지 3차 의료수준은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군에서 3차 의료 수준의 시설을 만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라며 '평시에는 민간과 군의 협력 하에 효율적인 시스템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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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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