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대추리서 농사지을 수 있길..."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26일째 '거리예술제'... 11일 마지막 예술제 열려

등록 2006.11.08 10:44수정 2006.11.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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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화가 박영균씨가 대추리 주민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화가 박영균씨가 대추리 주민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 이진선

11월 7일은 입동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날씨가 쌀쌀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원한다면 대추리를 지켜라' 거리예술제 26일째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추운 날씨 탓일까요, 서울 종로 보신각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어느 때보다 빠릅니다. 행사가 시작되는 저녁 7시에는 몸을 한껏 움츠리고 손을 비비며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날씨엔 공연을 보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 모두 춥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박영균 화가는 이날도 어김없이 나와 대추리 주민의 얼굴을 그렸고, 전통무예단 24기도 전통 무예를 선보였습니다.

a 무예 24기에서 전통 무예를 보여주고 있다

무예 24기에서 전통 무예를 보여주고 있다 ⓒ 이진선

또 마임이스트 이두성씨는 상징적인 동작 마임을 선보였고 재일교포 3세 고규미씨는 두루미로 인형극을 보여주었습니다. 정태춘씨도 마이크와 기타를 잡았습니다.

"올해 3월 대추리 사람들은 볍씨를 뿌렸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거두지도 못하고 볍씨가 말라비틀어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했습니다. 내년 3월이 되면 그들이 다시 그들의 일터로 돌아가 농사를 지을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거리예술제를 통해 바라는 큰 성과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적인 문화예술인들과 스태프들, 자원봉사자들 관심을 가져주는 시민들과 함께하기에 가능합니다."

정태춘씨의 말입니다.

a 정태춘씨가 '92년 장마,종로에서'를 부르고 있다

정태춘씨가 '92년 장마,종로에서'를 부르고 있다 ⓒ 이진선

오는 11일, '평화를 원한다면 대추리를 지켜라' 문화예술제가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대추리의 촛불집회는 계속됩니다. 현재 800일째에 접어들고 있는 대추리의 촛불집회. 날씨는 추워지고 있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식을 줄 모릅니다.

지난 3일,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대책위 위원장으로 일했던 김지태 이장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기 때문입니다. 김 이장이 수감되었던 지난 6월 7일부터 평택 구치소 앞에서 그의 구속을 풀어달라고 그렇게 외쳤건만.

지금 대추리의 들이 울고 있습니다. 주인을 애타게 찾고 있습니다.

"대추리에 '관심'부터 기울여 주세요"
[인터뷰] 재일조선인 3세 고규미씨

고규미씨는 한국에 온 지 4년이 됐고 현재 극단상사화에서 인형극 일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제에서는 시나위 가락에 맞춰 두루미 인형으로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 참여하게 된 계기는?
"지인의 소개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의미 있는 행사이기에 함께 힘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흔히 두루미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새라고 말한다. 대추리 주민들에게도 '평화'의 행복을 가져다주라는 의미에서 오늘 선보이게 되었다."

-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은?
대추리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당해 안타깝다. 그런데 아직도 사람들이 대추리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이 행사가 '관심'의 시작이 되었으면 좋겠다. 행사를 하는 이 근처를 지나갈 때도 조금씩 눈을 돌리고 귀를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모르는 것이 가장 문제다. 조금만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그것이야말로 대추리 주민들을 위한 길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평화를 사랑하는 스승님을 만나서 나 또한 그렇게 되었다. 현재 아름다운 가게에서도 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위해 인형극 공연을 하고 있다.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지 이렇게 좋은 행사에 참여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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