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D-3, 입시에 반대한다

2006 입시 KIN(즐) 페스티벌 "내 친구를 돌려줘"

등록 2006.11.13 17:49수정 2006.11.13 19:13
0
원고료로 응원
a 13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2006 입시 즐(KIN) 페스티벌 "내 친구를 돌려줘" 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13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2006 입시 즐(KIN) 페스티벌 "내 친구를 돌려줘" 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 정연경

13일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후문 앞에서 '2006 입시 KIN(즐) 페스티벌 - 내 친구를 돌려줘' 주간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수능을 3일 앞둔 13일부터 수능 당일인 16일까지를 입시 반대 주간으로 설정하고, 수능으로 상징되는 입시 경쟁을 반대하기 위함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문화연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입시 KIN(즐) 페스티벌 준비위원회가 현 입시 제도와 통합형 논술고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다양성에 기반하여 자율적 능력 개발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올해 동성고등학교에서 학생 인권 보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던 오병헌 학생을 비롯한 청소년들이 직접 참여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입시단두대 퍼포먼스를 벌여 눈길을 끌었다.

공교육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야

a 오병헌(왼쪽)군이 직접 쓴 기자회견문을 김초롱양과 함께 낭독하고 있다.

오병헌(왼쪽)군이 직접 쓴 기자회견문을 김초롱양과 함께 낭독하고 있다. ⓒ 정연경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각 시민단체는 마이크를 잡고 수능 제도와 논술 본고사의 문제를 지적하며 공교육이 다양성을 체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송환웅 부회장은 "사교육비를 많이 쓸 수록 높은 계층으로 갈 수 있는 현실이 국가발전을 저해한다"며 "이제는 새로운 발전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김정명신 공동대표는 "2주전부터 논술본고사 철회를 위한 단식 릴레이를 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목소리를 낼 때에만 변별력을 낮추고 교과서 내에서 논술고사 문제를 출제하겠다고 말하는 정부 당국이 문제"라며 "입시제도는 점점 고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문화연대 지금종 사무총장은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은 80%인데 비해 스웨덴의 진학률은 18%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 우리나라가 그보다 더 행복한가"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이제는 문제해결능력과 창의성, 감성이 더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을 골고루 담당해야 하는 공교육은 죽은 지식만을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중 한 시민은 입시 KIN(즐) 페스티벌 준비위원회를 향하여 "당신들이 어떻게 학교 교육을 책임질거냐. 김정일 세상을 만드려고 그러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에 지 사무총장은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오해"라며 "이제는 국영수가 아니라 훨씬 다양한 교육 체험을 해야한다. 거시적으로 소득 차이로 이어지는 정책 개선도 함께 진행되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기자회견문은 동성고 3학년 오병헌(19) 학생이 직접 작성했다. 오병헌군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김초롱(19)양과 함께 입시단두대에 무릎을 꿇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들은 "입시체제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나타내기 위해 단두대를 만들었다"며 "청소년의 자유로운 입장이 반영되어 개인이 가진 다양성과 재능을 드러낼 수 있는 세상이 나올 수 있도록 직접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생인권 1인시위 오병헌군 단두대 퍼포먼스

a '입시단두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오병헌군

'입시단두대'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오병헌군 ⓒ 정연경

오병헌군은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난 뒤 직접 단두대에 목을 받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학교 징계로 특별교육이수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오군은 "수학능력시험을 볼지 안볼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수능시험은 인간을 기계화 시키고 학습으로부터 소외시킨다"고 말했다.

오군과 함께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탈학교 청소년 김초롱양은 "수능시험을 보지 않는다. 현 입시제도에 문제를 느껴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2006 입시 KIN(즐) 페스티벌 "내 친구를 돌려줘"' 주간행사는 수학능력시험이 있는 16일까지 진행된다. 13일-15일 오후 12시-1시에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입시 정책 관련 퍼포먼스가 열린다. 같은 기간 오후 3시 30분~5시 30분에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앞에서 대입을 위한 교훈, 학생들의 입시 스트레스 관련 설문조사 결과, 사진 등의 거리전시가 있을 예정이다.

14일 오후 5시에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층 대강의실에서 <대입논술,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토론회가 열린다. (문의: 02-741-2766,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수능시험이 끝나는 16일 오후 6시에는 혜화역 4번 출구 앞에서 '2006 입시 KIN(즐) 페스티벌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수능시험은 인간을 기계화 시킨다"
[일문일답] 동성고 3학년 오병헌 학생

-그 동안 1인 시위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5월에 1인 시위를 했던 것이 오늘까지 연장되었다. 두발규제와 체벌, 책 검열, 신문 검열, 0교시수업 등에 반대했다."

-고등학생으로 이런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생각은 다들 한다.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어렵다. 학교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선생님들께 혼나거나 학교 폭력을 당한 적도 있다."

-힘들거나 무섭지는 않았나?
"선생님들께 맞거나 친구들이 멀어지는 것이 무섭기는 했다. 그렇지만 더이상 잃을 것이 없을 정도로 이미 모든 것을 잃었다."

-성공회대 수시모집에 합격했다고 들었다.
"수시모집 NGO 전형으로 합격했다. 사회과학부에 합격했는데 차후 사회학과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정연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정연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 기자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전세 대출 원금, 집주인이 은행에 돌려주게 하자"
  2. 2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행담도휴게소 입구, 이곳에 감춰진 놀라운 역사
  3. 3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딸 바보' 들어봤어도 '아버지 바보'는 못 들어보셨죠?
  4. 4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5. 5 윤 대통령 조롱 문구 유행... 그 와중에 아첨하는 장관 윤 대통령 조롱 문구 유행... 그 와중에 아첨하는 장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