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몽>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들의 '소박한 출사표'

[포커스] KBS <눈의 여왕>·SBS <눈꽃 > 선보여

등록 2006.11.15 12:01수정 2006.11.15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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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평균시청율 40%를 고수하고 있는 MBC <주몽>

평균시청율 40%를 고수하고 있는 MBC <주몽> ⓒ iMBC

누가 <주몽>이라는 '거인'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까?

평균 시청률 40%를 넘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MBC 월화 드라마 <주몽>의 장기독주로 인해, 최근 같은 시간대 방영되는 타 방송사의 경쟁드라마들이 하나같이 극심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첫 방영을 시작한 <주몽>은 6개월 동안, 한 차례도 시청률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당초 60부작으로 기획되었던 방영분을 25회 정도 연장하는 방안까지 적극 추진하고 있어, 경쟁사들로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주몽 천하'로, 경쟁작들 고사 현상 속출

상대적으로 이 기간동안 KBS와 SBS 드라마들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KBS의 <미스터 굿바이>와 <구름계단>, SBS의 <101번째 프로포즈>와 <천국보다 낯선>,<독신천하>등이 모두 <주몽>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주몽>이 경쟁작들의 도전을 물리치고 오랫동안 독주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특정 작품의 지나친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SBS의 경우 <101번째 프로포즈>와 <독신천하>는 조기종영의 수모까지 당했고 <천국보다 낯선>은 최근 10년간 미니시리즈 사상 최악인 3%의 이하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청률 제일주의에 따라 스포트라이트에서 밀려난 작품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조기종영이라는 편법을 통해 소수 시청자들의 볼 권리마저 박탈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사정이 이렇다보니 경쟁사들이 월화드라마 편성을 놓고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미 고정 시청층이 견고한 <주몽>이 절대강자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지라,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화제작들도 제 발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형국이 되어버리기 때문. 실제로 몇몇 작품들은 스타급 배우의 캐스팅을 놓고 상당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나마 <주몽>에 맞서 선전한 작품으로 꼽히는 <포도밭 그 사나이>(KBS)와 <연애시대>(SBS)의 성적은 후속작들에게 귀감이 될만하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였던 <포도밭 그 사나이>와, 완성도 높은 사전제작 드라마의 이점을 등에 업은 <연애시대>는 10% 초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선전했다. 개성 있는 배우들의 연기와 탄탄한 구성을 통해 마니아들에게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제시했던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청층 차별화가 관건... '완성도로 마니아를 사로잡아라'

a 오는 20일 첫 방영을 하는 SBS <눈꽃>

오는 20일 첫 방영을 하는 SBS <눈꽃> ⓒ SBS

결국 변수는 대중성보다는 <주몽>에 맞서 얼마나 다른 매력으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 KBS는 절대강자 <주몽>에 도전장을 던지는 4번째 작품으로, 지난 13일부터 성유리·현빈 주연의 <눈의 여왕>을 선보였고, SBS도 20일부터 김희애-고아라 주연의 <눈꽃>을 선보인다.

<눈의 여왕>은 <가을동화> <겨울연가>등 계절 연작 시리즈로 유명한 윤스칼라(대표 윤석호)가 만들어낸 전형적인 청춘 감성멜로물로 <미안하다 사랑한다> <상두야 학교가자>를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형민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시청률 제조기로 꼽히는 김수현 작가의 원작을 리메이크 한 <눈꽃>은 애증을 간직한 모녀간의 엇갈리는 사랑과 인생을 다룬 가족 드라마로 베테랑 여배우 김희애와 신세대 스타 고아라가 모녀인 강애와 다미 역할을 맡았다.

<눈의 여왕>, 방영 첫 주 시청율 8.2%... 가능성 보여줘

a 13일 방영을 시작한 KBS <눈의 여왕>

13일 방영을 시작한 KBS <눈의 여왕> ⓒ KBS

시청률 절대강자 <주몽>과의 경쟁은 스타급 배우들에게도 역시 부담이다. <눈의 여왕>제작발표회에서 주인공 현빈은 <주몽>과의 경쟁을 묻는 질문에 "만일 주몽 때문에 이 작품을 못 본 시청자들은 재방송이나 VOD로라도 보셨으면 한다"고 여유로운 반응을 보였고, <눈꽃>의 김희애는 아예 "완성도로 승부하겠다"며 우려 섞인 시선에 대해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KBS <눈의 여왕>은 방영 첫 주 5.4%(13일), 8.2%(14일)의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TNS 미디어 리서치)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형민 PD 특유의 서정적인 영상미와 짜임새 있는 구성, 주인공 현빈과 성유리의 연기변신 등이 호평을 받으며 1회에 비해 2회에 시청률이 소폭 상승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눈꽃>방영을 한주 앞두고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는 SBS는 지난 13일 특집영화 <왕의 남자>를 편성하여 15.4%라는 시청률을 기록, 전작 <독신천하> 조기종영 이후 일단 침체된 분위기를 추스르는데 성공했다.

한편, <주몽>의 연장방송을 둘러싼 논란이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최완규 작가가 드라마를 연장할 경우 집필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최근 주연배우들도 연장출연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

MBC는 현재 어떤 상황에서도 연장방송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높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허술한 이야기 전개로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는 등 시청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지 않아 이중고에 빠져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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