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네탓 공방'에 늦어진 송민순 인사청문회

한나라당 "위원장 사과하라" - 열린우리당 "적반하장이다"

등록 2006.11.16 17:10수정 2006.11.1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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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인 회의 시작에 대해 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위원장 사과 요구는 적반하장이다."(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송민순 외교통상부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의 시작은 순조롭지 않았다. 김원웅 위원장(열린우리당 소속)의 회의 진행을 두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팽팽한 공방을 벌였기 때문.

공방의 발단은 청문회 개회 여부였다. 개회 시각을 10분 넘긴 오전 10시 10분께까지 본회의장에서 '전효숙 반대 농성'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자 열린우리당 소속 김원웅 위원장이 인사청문회를 시작했다.

[열린우리당] "전효숙 인준과는 별개 사안, 마냥 미룰 수 없다"

송민순 내정자의 모두 발언 직후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이 "여야 원내대표 회담 결과에 따라 한나라당이 청문회에 참석할 것인지 먼저 확인하고 회의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건의했지만 회의 진행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입장은 강경했다.

열린우리당은 "전효숙 헌재소장 인준 처리와 외교통상부 장관 인사청문회는 별개의 사안이며 국민의 관심이 높고 생중계 방송까지 되는 인사청문회를 마냥 미룰 수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은 "인사청문회와 전효숙 재판소장건은 전혀 별개의 문제인데도 한나라당이 국회의 모든 일정을 마비시키는 것은 용납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렵다"며 "대한민국 국회가 한나라당 국회냐, 인사청문회는 인사청문회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10시 40분이 다 되서야 뒤늦게 회의장에 들어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방적인 회의 진행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은 "위원장의 임무는 여야 입장이 다르더라도 잘 조정해야 하는 것인데 어찌 일방적인 얘기만 듣고 회의를 시작하냐"며 "이런 점에 대해서 위원장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 그래야만 질의에 들어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영세 의원도 "위원장은 양당 간사 간의 합의도 없이 회의를 시작했고 열린우리당에 한나라당 비방 광고 시간을 줬다"며 "편파적인 진행을 하는 위원장은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고흥길·남경필·박진 등 다른 한나라당 의원들도 마이크를 잡고 김원웅 위원장의 사과를 재차 요구했다.

[한나라당] "비방 광고 시간 준 편파적 진행"

a 16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설전을 벌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과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16일 송민순 외교통상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설전을 벌인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과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 오마이뉴스 박정호

이에 대해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은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한 김용갑 의원의 발언은 적반하장"이라며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점거해서 국회 본회의가 중단되어 있지만 그 전에 여야가 합의됐던 일정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최성 의원도 "오늘 일정은 양당 합의로 이뤄진 것이고 그 합의에 대한 파기는 없었다"며 "양당대표 회담을 이유로 국민들이 보는 청문회를 미루고 여당의 회의 진행을 탓하는 한나라당의 모습은 도대체 뭐냐"고 지적했다.

끝이 안 보이던 여야 의원들의 '네탓 공방'은 김원웅 위원장의 유감 표명으로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김 위원장은 여야 의원들의 발언을 모두 듣고난 뒤 "이미 청문회 일정에 대한 합의가 있었고 의사정족수가 갖춰져 국회법에 따라 진행하는 게 불가피했다"면서도 "일방적인 조치나 누구로부터 당파적 지시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회의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은 것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을 통해 전국의 시청자들에게 생중계 된 인사청문회 개회 시각은 오전 10시. 하지만 송민순 내정자가 첫 질의자인 정의용 열린우리당 의원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시각은 오전 11시 30분이 다 돼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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