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아들딸이면 '진학비리' 해도 되나

등록 2006.11.16 19:00

수정 2006.11.16 19:00

지난 15일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발표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진학비리 사건'에 연루된 학생 3명의 아버지가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들 부모를 모두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알려져 '봐주기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서울시교육청 김아무개(51) 연구관이 지난 94년부터 대리 출품해 준 학생들의 학부모 명단에 현직 A검사(검사장급)와 B검사(지방검찰청 차장), C변호사(전직 고검 차장) 등 3명이 끼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검사의 딸은 지난 94년 초등학교 재학 시절 김 연구관이 대리 출품한 작품으로 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김 연구관은 이 대가로 수백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강남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B검사의 아들도 김 연구관에게 약 2000여 만원을 주고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나 대리 출품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C변호사의 딸은 초등학생 시절인 지난 97년부터 중학생이던 지난 2000년, 고등학생이던 지난 2003년 등 세 차례나 대리 출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C변호사의 딸은 대회 수상 경력으로 서울 소재 명문 Y대에 입학해 현재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 세 번씩 대리 출품... 경찰 "혐의 부인, 처벌 못해"


	'과학경진대회 진학비리' 사건은

	15일 경찰은 서울시교육청 김아무개 연구관이 자신이 발명한 작품을 강남 지역 초․중․고 학생들 명의로 대리 출품해 수상케 한 뒤 학부모로부터 500만원~1억원에 달하는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은 대회 수상 경력을 이용해 명문대 특기자전형에 ‘부정 합격’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 94년 이후 김 연구관이 과학경진대회에 대리 출품해 준 학생은 모두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이 A, B 두 검찰 고위간부와 C변호사 자녀 대리 출품 의혹을 무혐의 처분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15일 발표에서 대리 출품 대가로 김 연구관에게 돈을 건넨 이아무개(42·여)씨 등 학부모 3명과 지도교사 명의를 빌려준 고교 교사 8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A, B 두 검사, C변호사 자녀 사건은 제외됐다.

A검사 자녀 사건의 경우, 현행법상 공소시효(뇌물공여 5년)가 지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를 받은 A검사의 부인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B검사와 C변호사 부인 역시 혐의를 부인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법적 처벌은 받지 않더라도 검찰 고위간부 자녀가 대리 출품한 작품으로 상을 타고, 대학까지 진학했다는 사실은 도덕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경찰은 전·현직 검사 자녀들의 '진학비리' 의혹에 대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에서는 부모가 모두 검찰 고위간부 출신이어서 봐준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한편 경찰은 "수사 당시 부모의 신분을 몰랐다"며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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